'女민방위' 띄운 김기현… 野 "여가부 폐지 국방 버전" 난색
'女민방위' 띄운 김기현… 野 "여가부 폐지 국방 버전" 난색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3.01.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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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이대남 정책 아냐" 라지만… 與 일각 "젠더 공약"
권인숙 "갈등 부추기지 말라"… 정동영 "민주주의 역방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여성의 군사기본교육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여가부 폐지의 국방 버전'이라며 펄쩍 뛰었다. 여당 일각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김 의원은 24일 국회 인근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근본적으론 여성, 남성의 병역 의무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성에 전혀 문제가 될 게 없고, 민방위 훈련은 1년에 50시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의원은 22일 여성군사기본훈련 도입을 위한 1호 법안으로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설 연휴 직후 발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민방위 훈련 대상을 여성으로 확대해 심폐소생술 및 제세동기 사용법과 같은 응급조치, 산업 재해 방지 교육, 화생방 대비 교육, 교통안전, 소방안전 교육 등의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 20대 남성을 겨냥한 외연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김 의원은 전날(23일) SNS에 재차 글을 올려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잡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여성 민방위 훈련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생존교육"이라면서 "외려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금기시한 주제를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의견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응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23일 "전쟁 국면으로 사회를 이끌려는 윤석열 정부의 의도를 반영한 위험한 행보"라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면 들고 나와 반등을 꾀하는 '여가부 폐지'의 국방 버전"이라고 힐난했다. 

권 의원은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며 군사적 국제갈등을 서슴지 않은 윤정부"라며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여전히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정부가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끔찍하고 두려운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렇게 전쟁을 자극하는 정부가 북한 무인기에 대통령실 상공이 뚫려도 태만하고 딴소리만 하는 것은 또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라며 "국민은 정말 불안하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예기치 않은 각종 재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여성의 민방위 대상 포함 여부는 필요하다면 논의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정부와 여당은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평화를 위한 고민을 제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도 2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가 동원 체제를 말하는 것인데 이는 민주주의의 역방향"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른바 20대 남녀 갈등을 선거 소재로 썼던 것처럼 국내 정치용 아닌가"라며 "이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수당도 아니기 때문에 외교, 안보, 남북 문제를 국내 정치용의 소재로 써먹는 것은 정말 국민 입장에서 뼈아픈 것"이라고 일갈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한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 안전을 위한 민방위 훈련에 대해 남녀를 이렇게 분리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김 의원의 이번 공약은 안보 공약이 아니라 젠더 공약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당장에 윤 대통령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서도 아직 이행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며 "진정 표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윤 정부가 국민에게 이미 약속한 것부터 하나라도 지켜내어 이행하는 것이 국민에게 진실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