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3당 이태원 참사 국민보고회… "독립적 조사기구 신설 추진"
野 3당 이태원 참사 국민보고회… "독립적 조사기구 신설 추진"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1.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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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파면·尹대통령 대국민 사과·2차 가해 방지 대책 마련 등
"'청담동 술자리' 조수진 국회 차원 징계" "與, 충성경쟁 과도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정의·기본소득당 야(野) 3당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국민보고회'에서 55일간의 국정조사 기간 여당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규탄하는 동시에 독립적 조사 기구를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표명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은 끝내 국정보고서 채택에 참여하지 않았다. 재발 방지책 마련과 독립적 조사기구 신설,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거부한 셈"이라며 "애초부터 진상 규명에 대한 일말의 진정성도 없었단 뜻"이라고 거세게 질책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를 통해 정부의 총체적 무능과 무책임한 실상이 드러났지만 대통령은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과를 거부하고, 행정안전부가 재난 관리 주무기관임에도 법적 의무를 회피하고 심지어 위증까지 한 이상민 장관의 문책에 대해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한다"며 "국정조사 기간 동안 불성실한 자료 제출, 온갖 핑계로 불출석한 증인과 관련자들의 무책임한 태도 등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 시도가 끊임 없이 이어졌지만 정부·여당은 이마저도 안하무인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독립적으로 조사를 수행할 기구를 구성하고, 책임자 처벌을 위한 후속 조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 유가족을 위한 반인륜적 2차 가해에 대해서도 방지 대책을 세우고,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에도 조속히 착수하겠다"고 향후 대책을 발표했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첫 현장조사부터 마지막 청문회까지 모든 힘을 정부의 책임을 일선 현장의 책임으로 가두고, 이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방어하는데 쏟았다"며 "국정조사를 반쪽짜리로 만든 것도 모자라 유족과 생존자들의 가슴까지 갈가리 찢었다"고 질타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통해 밝혀낸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참사였다는 사실과 컨트롤타워의 부재, 책임을 피하기 위한 위증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유족·생존자 참여를 보장하는 독립적 조사 기구 설치 추진 △국회 산하 재난안전특별위원회 신설 추진 △이 장관의 파면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세 가지 핵심 과제로 천명하고 적극 이행할 것을 공언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는 "특별법을 통한 재난조사기구 설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라며 "재난조사기구의 진상 규명이 책임자에 대한 사법적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특검, 기소권 보장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교섭단체에게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완수될 수 있도록 특별법 논의를 지금 당장 책임 있게 진행해 달란 이야기를 드린다"고 당부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전날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에서 '청담동 술자리'를 언급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을 두고 "국민을 대표해서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품위를 위반하는 행동을 했다"며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등 국회 차원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 3당이 일관되게 밝힌 독립적인 조사 기구 신설 관련해서는 향후 논의해 갈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조사 기구에 필요한 인력, 예산, 공간 등이 있기 때문에 특별법을 통해 설치할 수밖에 없을 거다. 그 논의를 여야가 착수해야 한다고 본다"며 "또 독립적 조사 기구 신설과 함께 유족·생존자 지원 문제를 어떻게 할 건지도 논의가 필요하다. 특별법에 이 내용을 다 담을 건지, 각각 별개로 담을 건지도 향후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당은 전날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채택 회의에서 이 장관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는 데 대해 반발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결과적으로 야 3당의 단독 추진으로 결과 보고서가 채택됐다.

이와 관련해 국조특위원장이었던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당 의원들의 행태를 보며 '충성경쟁이 좀 과도하다'(고 생각했는데,) 충성 경쟁도 대통령에 하는 건 알겠는데 이 장관에 대해서까지 할 게 뭐 있나. 아쉬웠다"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내가 볼 땐 수위를 낮추는 게 목표라기 보다는 어쨌든 이 장관 파면이 거론되는 보고서 채택 및 고발에 조금이라도 자기(여당 의원)들이 합류하는 게 다음에 여러 가지 대통령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 같다, 이런 판단을 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