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하는 사람은 국민이 판단”
“일잘하는 사람은 국민이 판단”
  • 유승지기자
  • 승인 2010.02.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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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강도론’에 박근혜 ‘직격탄’… 새로운 국면 예고
정세균 “세종시, 대통령이 더 복잡하게 만들어” 이회창 “싸움 걸어온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 갈등이 깊어지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대표 사이의 감정의 골도 확인돼 세종시 수정안 정국에서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북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언급한 발언이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잇따르자, 박근혜 전 대표가 이를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청와대는 10일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들이 당내 갈등을 가리켜 언급한 내용들이 아니라고 재차 해명했다.

전날 이 대통령은 직접적인 세종시 언급 외에도 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듯한 발언들이 많았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이른바 ‘강도론’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사실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며 “우리끼리 싸울 시간도 없고 여력도 없다.

세계와의 전쟁이기 때문에 모두가 이기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가장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며 “강도가 왔는데도 너 죽고 나 죽자 하면 둘 다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로 인해 계파별로 나뉘어 갈등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의 현 상황을 떠올릴 수 있을 만한 내용이다.

한편 ‘강도론’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0일 정면으로 반격하고 나서 파문을 증폭시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날 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백만 번, 천만 번 맞는 말”이라면서도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강도로 돌변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또 “(한나라당이) 큰 위기에 처했을 때 (제가) 국민께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고, 약속을 지키는 한나라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당이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충청지역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이 정권의 행복도시(세종시) 수정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여권 내부 의견이 조정안되고 국회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음이 여실히 드러났고 국민 또한 수정안에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정운찬 총리가 국회에서 좌충우돌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대통령이 과연 지방에 가서 행복도시 문제를 이야기해야하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대통령은 되지도 않을 일을 끄집어내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고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이날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이 대통령의 강도론에 “이명박 대통령이 사돈 남말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충북 업무보고에서 한 대통령의 모두말씀은 현장에 계신 분들은 누구라도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사안을 한눈에 읽어봐도 지역발전에 대해 노력하는 자세를 당부한 것인데 여권 내 갈등 증폭으로 보도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강도론’도 아직 세계 경제위기가 끝나지 않았고, 추가로 유럽발 금융위기가 어디까지 진전될 지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서 우리 내부가 갈등을 일으키거나 정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화합하고 힘을 모아 국가적 과제를 극복하자는 뜻”이라며 “당내 화합을 강조, 혹은 당부하신 것을 거꾸로 당내 갈등으로 부추기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일잘하는 사람을 밀겠다, 지원하겠다고 한 것도 여야를 떠나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정부가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말”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