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권성동, 차기 당권 도전 시사… '친윤' 지형 요동
'윤핵관' 권성동, 차기 당권 도전 시사… '친윤' 지형 요동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12.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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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尹정부 성공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치 않겠다"
당권주자들 '경선 룰 당원 100%' 무게… 野 "점입가경"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오른쪽)과 권성동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오른쪽)과 권성동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차기 당대표 도전을 시사하며 당권 구도가 일렁인다.

권 의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전략 회의'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권 도전 관련 질문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에둘러 의사를 피력했다.

다만 아직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 중이라며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다.

이번 국민의힘 당권구도는 크게 친윤(親尹)과 비윤(非尹)으로 나뉜다. 친윤 그룹 가운데서는 '신윤핵관'으로 분류된 윤상현 의원과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단독으로 관저에서 비공개 만찬을 한 김기현 의원 등이 윤심(尹心)을 지닌 후보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원조 윤핵관' 격인 권 의원이 당권가도에 등판하면서 차기 당권구도가 변화할 수 있단 게 정치권의 시선이다.

권 의원은 또 다른 '실세 윤핵관'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과 관계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앞서 두 사람은 서로를 '브라더(형제)'라고 부르며 친밀함을 강조해 왔지만, 여러 사안을 두고 이견을 내비치면서 다소 불협화음이 감지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더불어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가 당권의 중심에 서며 장 의원과 권 의원이 서로를 견제한다는 목소리마저 제기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앞서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장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생각이 비슷한 게 많다"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강조해 왔다. 사실상 자신에게 '윤핵관'인 장 의원이 무게를 더하고 있음을 에둘러 내비친 셈이다.

권 의원은 '장 의원과 소통이 이뤄졌냐'는 질문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가야겠다는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최근 두 사람을 둘러싼 '견제설'을 일축했다.

권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관련 가장 화두에 오른 경선 룰(규칙)을 두고도 당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이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당대표 선거는 당원들의 의견이 철저히 반영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조직이나 단체의 장을 선출할 때 단체 구성원들이 대표를 선출하지 외부인이 선출하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100% 당원투표로 당대표를 결정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부언했다.

김 의원 역시 현행 당헌·당규인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에서 당원 투표 비중을 늘려야 한단 데 궤를 함께 한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해관계에 따라 원칙 없는 선출 기준이 난무하면서 전당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반드시 100% 당원 경선으로 치러져야 한다. 100% 당원 경선을 통해 당대표를 뽑아야 한단 건 내 오래된 정치적 소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을 통합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당원들의 절대적 지지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경선 룰에서 당원 비중을 확대할 것을 주장하는 데 대해 "비윤석열계 당권주자를 배제하기 위해 국민들도 배제하겠다니 황당무계하다"며 "집권여당 안에서 벌어지는 윤핵관들의 당권 짬짜미가 점입가경"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달리 '비윤' 당권주자들의 입지는 다소 좁아지는 모습이다.

신평 변호사는 이날 국민의힘 공부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새미래)' 강연에서 "대선주자로 나설 분은 이번 당대표 선거가 아니고 다음 당대표 선거가 맞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차기 대선을 노리는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풀이다.

김기현 의원 주도로 꾸려진 공부모임인 '새미래' 강연에서 신 변호사가 이같은 의견을 밝힌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신 변호사는 여소야대 국회 지형을 거론하며 "이런 점에서 너무 강력한 대선주자급이 당대표가 되면 국정 동력이 분산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