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업금융 '디지털화' 잰걸음 
은행권, 기업금융 '디지털화' 잰걸음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2.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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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소비자 수요 확대…영업 효율화·경쟁력 확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개인 서비스 위주로 발전했던 은행권의 디지털화는 기업금융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진 데다, 은행도 영업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필요성을 느낀 까닭이다. 기업금융 디지털화를 발목 잡던 제약이 완화되고 관련 기술이 발전한 이유도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은 그동안 개인뱅킹에 비해 미진했던 기업금융 디지털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기업금융의 디지털화가 더뎠던 이유는 관련 제약이 컸다.

기업 부문은 개인·소매금융에 비해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업종별, 기업 규모별 수요가 제각각이라 디지털 전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비대면 거래에서 필수적인 실명확인 절차에서 기업금융은 개인보다 까다로웠다.

하지만 법인 대표자가 아닌 임직원 등 대리인도 비대면으로 법인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면서 제약은 한층 수그러졌다. 또 개인뱅킹을 이용하는 기업 구성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기업금융에도 개인뱅킹과 비슷한 수준의 디지털화를 바라는 수요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고객이라고 해도 결국 업무를 처리하는 담당자는 디지털화된 개인뱅킹을 이용하고, 이 수준에 눈높이가 맞춰진 금융소비자”라며 “기업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를 원하는 수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보스톤컨설팅그룹(BCG) 조사에 따르면, 개인 입장에서 소매금융 이용 시 디지털 서비스를 주로 활용하는 소비자 95%는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금융은 은행이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분야다. 최근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업무 경계가 모호해진 환경에서 은행은 빅테크의 접근이 어려운 기업금융의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안간힘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KB스타기업뱅킹’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계좌 개설과 뱅킹 신규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밀번호 오류 해제, OTP(일회용 비밀번호) 분실신고 해제 등 기존 영업점에 방문해야 처리 가능했던 업무들을 스마트폰에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또 KB금융의 다른 계열사 서비스를 연동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관리 업무 등도 지원한다.

신한은행도 기업 비대면 채널을 전면 개편하고 경영지원 플랫폼인 ‘신한 비즈메이트’를 새로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비즈메이트를 통해 비대면 실명확인 프로세스 도입과 계좌 신규, 비대면 실명확인 프로세스, 퇴직연금 계약이전 신청 등 기업의 디지털 업무영역을 확대했다.

또 인사관리와 거래처 신용등급 조회, 컨설팅 등 다양한 비금융 부문 경영관리 활동도 강화했다.

지난달 개인사업자 뱅킹을 출시하며 기업금융에 첫발을 들인 카카오뱅크는 기존 앱 하나로 개인과 사업자 뱅킹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비대면 계좌 개설은 물론, 사업과 관련된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신용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