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등급 ‘이과쏠림’ 심화… "국어도 이과가 유리"
수능 1등급 ‘이과쏠림’ 심화… "국어도 이과가 유리"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12.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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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상위권에서는 이과 쏠리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영역 1등급을 받은 학생 가운데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10명 가운데 9명을 넘었다.

11일 서울중등진학연구회가 87개 고등학교 2만6000명의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한 학생은 93.45%로 나타났다.

이 과목 시험을 치른 학생은 주로 ‘이과’로 불리는데 대학들이 자연계열 모집을 할 때 해당 두 과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 시험을 치른 학생은 6.55%에 불과했다.

이과 쏠림 현상은 점차 두드러지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학 1등급 학생 가운데 94.20%가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했다.

이런 현상은 국어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1등급 학생의 70.88%가 ‘언어와 매체’를 택했지만 올해는 85.58%의 학생이 해당 과목으로 시험을 치렀다. 무려 15%포인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종로학원이 고3 수험생과 졸업생 약 4968명의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은 88.9%,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은 11.1%로 나타났다. 서울중등진학연구회의 분석과 수치상에서 차이는 있지만 이과 쏠림 현상은 두드지는 것이 확인됐다.

국어영역 1등급 가운데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은 72.1%로 나타났다. 지난해 65.0%와 비교하면 7%포인트 이상 상승한 모습이다.

국어에서도 이과 학생들의 상위권 독점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과학탐구 응시생 가운데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는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미적분 등을 선택한 학생들이 최상위권을 독점하고 이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활용해 인문사회계열에 교차지원하는 현상도 심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학생들과 교육계에서는 문·이과 통합수능이 문과 몰락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특정 과목 선택에 따라 유불리 현상이 크게 작용하는 것은 통합수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다만 수험생들 가운데는 확률과 통계보다 더 어려운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현상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통합수능 2년차 국어에서도 언어와 매체를 상대적으로 많이 응시하는 이과 학생들이 우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