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튼' 향하는 시중은행…'유튜브 리딩뱅크' 경쟁 점입가경
'골드버튼' 향하는 시중은행…'유튜브 리딩뱅크' 경쟁 점입가경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1.2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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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신한·국민 등 구독자 수십만…디지털 소통마케팅 '심혈'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시중은행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 은행이 가졌던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를 벗고 소비자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부 은행은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전체 조회 수도 1억회에 달하는 등 인기 유튜버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유튜브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부터 5060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이용하는 만큼 폭넓게 소비자와 마주칠 수 있는 채널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유튜브에 공식 채널을 개설하고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은행 유튜브 채널 가운데 ‘실버버튼’ 조건을 갖춘 곳은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 4곳이다. 

실버버튼은 구독자 수 10만명 이상의 채널에 수여하는 기념증서로, 영향력 있는 채널의 기준으로 통한다. 

유튜브 미국 본사에서 최고경영자(CEO)인 수잔 보이치키의 서명이 있는 인증서와 함께 전달된다. 전 세계 유튜브 채널 가운데 구독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한 채널은 1%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은행 채널은 실버버튼을 넘어서 ‘골드버튼’을 받을 수 있는 구독자 수 100만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유튜브 세계에서 ‘리딩뱅크’는 NH농협은행이다. 공식 채널 ‘NH튜브’는 이날 기준 구독자 수가 63만명으로 국내 은행 유튜브 채널 중 가장 많다. 지금까지 올린 동영상의 전체 조회 수는 1억3000만회에 달한다.

신한은행이 구독자 42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 2020년까지만 해도 구독자가 10만명 아래였지만, 전문 인력을 보강하고 콘텐츠 제작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2년 새 채널이 급성장했다. 총 조회 수는 농협은행보다도 많은 1억5000만회다.

3위는 KB국민은행이다. 구독자 수는 30만9000명으로 앞선 은행들보다 적지만 조회 수는 3억회로 두 배 이상이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15만9000명, 하나은행이 9만9000명의 구독자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은행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콘텐츠는 은행 소식이나 자사 광고, 금융 상품·용어 설명 영상 등이 주를 이룬다. 주제만 들으면 금융회사가 전형적으로 만들 법한 재미없고 어렵고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은 유명 연예인·광고모델을 기용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동영상에 적용해 재미를 더하는 등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올해 8월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를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가 출연한 이 콘텐츠는 본편 4회와 번외편 등 총 7개 동영상으로 구성됐으며, 공개 한 달 만에 총 조회 수 1000만회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유튜브 채널에서 단순 금융·투자 정보뿐만 아니라 웹드라마·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