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출입기자의 허술한 복장과 반말이 다반사인 대통령의 무례 중 무엇이 더 문제인가"라고 일갈했다.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있었던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 설전, 그리에 이에 대한 조치로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이 중단된 것을 직역한 것이다. 

탁 전 비서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질문의 올바름보다 질문한 사람의 태도를 문제삼는 것은 또한 온당한가"라며 "과연 기자의 예의와 대통령의 책임있는 답변 중 무엇이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신년 기자회견 사례를 들었다. 

탁 전 비서관은 "(2019년 1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기방송의 어느 기자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대통령의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했다"면서 "빈정거리는 듯한 기자의 태도,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게 추상적인, '인상비평'을 질문한 것을 두고 당시 여권에서는 예의 없다는 비판이 일었고, 일부 언론에서도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물론 야권에서는 그 질문이 '기자다운 기재'를 보여줬다는 칭찬도 있었고, 그 기자가 이후 국민의힘 대변인이 되었다는 소식은 이번에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도 그 기자의 질문이 '예의와 기개' 어느 편에 더 가까웠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당시 손석희 JTBC 앵커는 이 논란을 두고 '기자의 질문은 (문재인 정부가) 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논평했었다"고 소개했다. 

탁 전 비서관은 "당시 여러 논평 중 하나는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갖춰야 할 태도는 '예의를 지키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질문하고 따져 묻는 것'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나는) 못마땅했지만 이 의견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또 "기자회견 이후, 문 대통령은 어떤 언급도 없었다"며 "청와대도 그것을 이유로 앞으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자거나, 그 기자가 예의가 없으니 제재해야 한다거나, 그 때문에 그 언론사의 취재를 제한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아마 그런 제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쨌거나 허무한 종언"이라며 "윤 대통령 문답의 마지막에 등장한 '가벽'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 재발방지 방안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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