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시진핑, 발리서 첫 대좌… 한중관계 재설정 '온도 차'
尹-시진핑, 발리서 첫 대좌… 한중관계 재설정 '온도 차'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2.11.16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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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발리를 방문 중인 양국 정상은 전날 오후 5시11분(한국시간 오후 6시11분)부터 25분간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이 시 주석을 직접 만나 회담한 것은 지난 5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중정상회담으로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12월23일 베이징 인민회당에서 열린 후 3년 만이다. 

두 정상은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소통 강화에 공감했다. 경제·인적 교류, 문화교류, 한반도 평화,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등 국제 이슈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국제사회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원론적 가치에는 공감했으나 쟁점이 되는 구체적 의제에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중국과 미국이 패권 다툼을 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우방국으로 두고 있는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난처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상호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성숙한 한중관계"를 강조했지만 시 주석은 윤 정부 출범 후 공급망, 군사협력 등 미국과 급속도로 밀착하는 움직임을 지적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행보를 전제하며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에 한국이 적극 동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시각이 달랐다. 윤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인 만큼 더 적극적이고 건설적으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 등을 자제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지지한다면서 도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아 사실상 북한을 제재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했다. 

두 정상은 향후 다시 만나 소통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대응할 것이다.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아세안 정상회의, G20 회의 등으로 4박6일간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에 도착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