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잔뜩 몸 낮춘 여야… '설화주의보' 발령
'이태원 참사'에 잔뜩 몸 낮춘 여야… '설화주의보' 발령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10.3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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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안부 장관·남영희 민주硏 부원장 등 도마 위
與 "유언비어 유포 자제" 野 '정치 슬로건' 다 뺐다
여야가 지난 29일 벌어진 '이태원 참사' 관련, 사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지난 29일 벌어진 '이태원 참사' 관련, 사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단 데 의견을 모은 가운데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SNS를 통한 유언비어 유포 등을 자제할 것을 적극 당부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혐오 표현, 낙인찍기가 SNS상에서 번져나가고 있다"며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을 비난하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벌써 유포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정부의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 지원책 마련을 차분히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부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정부 여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이태원 참사' 관련해서는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인 협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민주당은 일체의 정치 슬로건이 담겨있던 현수막들을 다 제거하고 애도기간에는 이 사태 수습과 애도에 집중한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이 이처럼 신중을 가하는 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인사들이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장관 경우 전날 '이태원에 모인 인파가 특별히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 등 발언으로 지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잘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지 왜 자꾸 이렇게 변명하다가 국민들 화를 북돋우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그런 책임을 피하기 위한 얘기를 이렇게 던질 때가 아니다. 이 장관의 발언은 아주 부적절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위 라디오에서 "지금은 언행, 특히 말조심해야 한다"며 " 좀 더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무겁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국민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해야 한단 말씀드린다"고 에둘러 꼬집었다.

남 부원장은 하루 전 자신의 SNS에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크게 일어 삭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비대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이에 대해 "사회적 참사가 터질 때마다 그걸 정치화시켜서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으려는 발언들이나 행동들이 있어 왔다"면서 "이런 것들은 사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희생자들이라든가 유가족 모두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다만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내가 볼 땐 원인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표출했던 것 같다. 당내에서도 당 방침이라든가 당론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부적절한 지적이 있었던 것 같다"며 "절대다수의 의견은 아니다. 개인의 의견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선 그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