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결국 시정연설 '보이콧'… '예산국회' 난항 전망
野, 결국 시정연설 '보이콧'… '예산국회' 난항 전망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10.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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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유례없는 일… 로텐더홀에서 '野 탄압 그만' 시위만
與 "나쁜 선례 만들지 말라" 호소했지만… 169석 비어 '반쪽'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하며 정부 여당과 야당 사이 갈등이 더욱 심화하는 형국이다. 이처럼 지속되는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 구도에 곧 있을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난항에 빠질 거란 전망이 벌써 제기된다.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하기로 의견을 모은 민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집결해 '국회 무시 사과하라!', '이 XX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등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들어갔다.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로 여야 간 경색 국면에 극한에 다다랐음을 여실히 나타내는 대목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예산 심사를 하는 국회에는 여당만이 아니라 야당도 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국제 외교 현장에서 국회를 '이 XX들'로 표현했고,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는 우리 야당을 향한 것이라고 인정했다"고 질타했다.

또 "'이 XX'라고 멸칭된 야당 국회의원들로서 최소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러 국회로 오기 전 그간의 막말과 정쟁에 대해 국민과 국회에 사과하고 매듭짓기를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은 어제 '시정연설에 조건은 헌정사에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고 거듭 날 세웠다.

박 원내대표가 '예산 심사'를 직접 언급한 부분이 주목된다.

향후 국회는 예산안 심사·의결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박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송곳 검증을 시사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제시한 내년도 예산안 방향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1조원 이상의 대통령실 이전 예산으로 서민경제에 부담만 늘리더니 민생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의 절박한 호소에는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 공공형 노인 일자리 축소로 응답했다"면서 "부자 감세와 민생복지 예산 삭감으로 국민의 삶을 절벽으로 몰고 있으면서 윤 대통령은 민생경제를 챙겼다며 자화자찬하기 바빴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에 대해 전례가 없었음을 강조하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600조원이 넘는 내년도 정부 살림이 어떤 철학과 원칙에 따라서 편성됐는지 야당도 들어야 충실한 예산심사를 할 수 있고, 그것이 헌법과 국회법의 정신이기도 하다"며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헌정사상 최초로 민주당이 대통령의 예산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한 바 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 시정연설 후 발표한 논평에서 "민주당은 오늘 끝내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보이콧을 하며 이재명 대표 방탄용 '이재명 사당(私黨)'이 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당 대표의 범죄리스크를 비호하기 위한 민주당의 헌정사상 초유의 시정연설 거부는 헌법과 법률이 요구한 국회의 책무를 방기했다"고 질타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