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에 결사항전 나선 野… "탄압·정적 제거"
'檢 압수수색'에 결사항전 나선 野… "탄압·정적 제거"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10.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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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아닌 탄압" "사상 유례 없는 쿠데타" "정치깡패"… 십자포화
與 "전 정권 조직적 적폐청산 돌아보라"… 국회일정 차질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에 대해 거센 반발을 지속하며 여의도 공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민주당은 전날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을 온몸으로 막아서 저지한 데 이어 이날 긴급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를 연달아 열고 여권을 규탄하는 등 결사항전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 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는 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정치가 아니라 이건 그야말로 탄압"이라며 "정권이 바뀌고 검찰이 바뀌니까 말이 바뀌었다. 진실은 명백하다. 이런 조작으로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정권을 유지하겠다 이런 생각 버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화 이후 이처럼 국가적 긴급 현안은 내팽개친 채 무도하고 뻔뻔하게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에 전면 나선 정권은 없었다"며 "사상 유례 없는 검찰 쿠데타로 기록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정치검찰이 제1야당 당사에까지 들이닥쳤다"며 "군부독재 시절 야당 당사에 난입한 정치깡패와 무엇이 다르냐"고 몰아세웠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검찰 독재정권의 야당 탄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겁박과 모욕이 목적이었나. 야당 탄압이 목적이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서슬 퍼런 1970대 유신정권과 1980년대 신군부를 방불케 하는 정치탄압"이라며 "민주당은 검찰의 침탈 시도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고 날 세웠다.

그러면서 "윤석열 특수통의 '극장식 수사'이며, 야당 탄압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정치검찰의 저열한 술책"이라며 "민주당은 검찰의 무도한 야당 탄압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검찰의 행보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국정감사 보이콧(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선언했지만 현 민생 상황을 고려,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날 국정감사에 복귀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다만 상임위 별도 논의를 거쳐 국정감사 출석 여부를 결정키로 한 법제사법위원회 경우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불참 의사를 견지해 파행됐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 탄압'이라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자신들이 지난 정권 때 벌인 살벌하고 조직적인 적폐청산을 돌아보라"며 "지금 검찰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유입된 불법자금을 추적하고 있을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의혹 관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관계자들로부터 총 8억원 상당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 이를 이 대표의 대선을 위해 사용했단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개입 여부도 면밀히 들여다 볼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불법 대선자금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어느 국민이 지금의 정치권을 향해 자신의 권리를 위임하는 신뢰를 보여주겠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이 대표는 '1원도 안 썼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긴급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최측근'인 김 부원장을 향해선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인데,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는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여당과 야당의 전면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향후 국회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뿐만 아니라 곧바로 이어지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 정부조직개편안 등 주요 법안 처리 등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