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수출 부진에 경상수지 변동성 큰 상황 지속"
한국은행 "수출 부진에 경상수지 변동성 큰 상황 지속"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0.19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성장세 약화 및 IT 경기 둔화 등 겹치며 수출 증가세 크게 축소
무역적자로 GDP 대비 경상수지 4.9%(2021년)서 2.9%(2022년 상반기)↓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향후 수출 여건 점검 및 경상수지 평가'(BOK 이슈노트 2022-40))

미국과 중국·EU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대상국의 성장세가 위축되면서 향후 우리 수출은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도 당분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은행은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향후 수출 여건 점검과 경상수지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 수출은 글로벌 성장세 약화와 IT 경기둔화 등이 겹쳐 대(對)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크게 축소됐다. 특히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던 미국과 EU 수출 등도 점차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IT와 비IT 모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 특히 반도체는 단가 하락세가 심화하면서 8월 들어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은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에너지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하루 평균 수입을 보면 9월 중 15.8% 증가하며 지난해 3월(19.0%) 이후 처음으로 1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원유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천연가스는 크게 확대했고, 반도체와 승용차 등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상수지는 팬데믹 과정에서 서비스와 무통관 수지 등 호조로 2015~2019년 월평균 5억4000만달러 증가에서 2020~2022년 8월 43억달러 증가로 무역수지를 상회하는 안정적인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무역적자가 이어지며 지난 2021년 GDP 대비 4.9% 흑자를 보였던 경상수지는 올해 상반기 2.9%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은은 향후 경상수지는 수출 둔화세 확대와 운송, 여행 서비스 등 팬데믹 호조 요인이 약화되는 가운데,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지는 수출둔화세가 이어지고 높은 에너지 수입이 지속하면서 수지 개선이 더디고, 서비스수지도 여행적자 확대와 운송 흑자 축소로 적자 폭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한은은 팬데믹, 정치적 갈등으로 촉발된 지역별 경제 분절화와 이에 따른 무역규제 심화가 우리 수출의 장단기 하방리스크로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대미·EU 수출은 소비재와 자본재 위주의 비IT 제품 비중이 높은 특성상 미 연준, ECB(유럽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이 지속되면서 경기 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둔화를 예상했다.

또 대중 수출은 중국의 성장세 약화와 IT 경기 하락 등 경기적 요인과 함께 중국의 기술력 강화, 내수 중심의 성장구조 전환 등 구조적 요인이 더해져 중간재를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용준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경쟁력 강화가 바탕이 되는 가운데 에너지소비 효율화 및 여행·콘텐츠 등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 노력이 지속해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다만, 대외 수출 여건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수출경쟁력 제고를 통한 수지 개선은 어려우므로, 이미 추진 중인 정부의 수출지원책이 원활히 시행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에너지 수요관리 대책 등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