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성적'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연임 가능성 '주목'
'역대 최고성적'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연임 가능성 '주목'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9.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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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부 출신에 사법리스크 없어…새 정부 입김 등 변수
(사진=NH농협금융지주, 신아일보DB)
(사진=NH농협금융지주, 신아일보DB)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 가운데 연임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실적만 보면 무난히 연임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과는 달리 사법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새 정부 출범과 농협중앙회장의 결정 여부 등은 변수로 지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취임한 손병환 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 만료된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기본 2년으로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짧다. 연임은 1년이다.

손 회장은 취임 후 실적에서 좋은 성과를 일궈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2조29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규모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성적표다. 올해도 상반기 1조350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여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손 회장은 농협금융 회장 인사 가운데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실상 첫 내부 출신으로 회장에 오른데다 2020년 3월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10개월 만에 회장으로 영전하는 등 초고속 승진을 기록했다.

앞서 회장들이 통상 2+1년의 임기를 보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 회장 역시 연임할 가능성은 크다.

다만 연임에 미칠 외부 변수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은 손 회장의 연임을 불투명하게 한다. 농협금융은 민간회사지만 농협법에 따라 설립돼 각종 정책자금을 관리하는 등 특수성이 있고, 그런 만큼 정권의 입김이 크게 미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관료 출신이 농협금융 회장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신충식 초대 회장이 3개월 만에 물러난 이후 취임한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등 손 회장 이전 회장들은 모두 기획재정부나 금융당국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고위 공직자 출신이다. 내부 출신으로 회장에 올라 첫 임기를 전부 채우는 경우는 손 회장이 유일하다. 

따라서 손 회장의 임기 만료 시기와 맞물려 현 정부의 개각이 진행될 경우 친정부 관료 출신이 새로 영입될 가능성도 있다.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손 회장 연임의 불안요소다.

농협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신경분리(금융부문인 신용 사업과 유통 등 경제 사업의 분리)’로 떨어져 나왔다. 금융기관으로써의 경쟁력과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은 표면적으로는 독립적인 금융지주회사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다른 금융지주사와는 달리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계열사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중앙회장이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이성희 현 중앙회장이 취임한 2020년에는 범농협 계열사 경영진이 한꺼번에 대폭 교체됐다. 손 회장의 연임도 중앙회장의 의중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선임됐을 당시 농협금융은 관료 출신이 회장직을 차지하는 관례를 없앴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번 손 회장의 연임 여부는 농협금융의 변화가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