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과방위'에 발 매인 국회 원 구성… 헛바퀴 거듭
[정치포커스] '과방위'에 발 매인 국회 원 구성… 헛바퀴 거듭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7.1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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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사개특위 잠정 합의안 공개 여부 두고 설전
첨예한 대립각에 합의점 찾기 어려워… 향후 흐름은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의장주재 회동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의장주재 회동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국회 원 구성 타결을 못하면서 여전히 21대 후반기 국회가 여전히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7일 제헌절까지 원 구성 협상을 타결하겠단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국회 상임위 가운데 방송을 관할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 자리를 서로 갖겠다 주장하며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활동 백서를 들어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활동 백서를 들어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네 탓 공방' 지속… '과방위원장' 쟁탈전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을 가졌다.

회동은 30분께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박 원내대표는 회장 후 기자들과 만나 "하여튼 국민의힘에 달렸다"고 밝혔고, 권 원내대표는 "박 대표에게 물어보세요"라며 '네 탓 공방'을 지속했다.

이들은 최근 연일 만남을 갖고 원 구성 협상 관련한 이견을 좁혀 오고 있다. 이에 전날 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 관련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와 과방위 위원장 배분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특히 과방위 분배를 두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욕심을 부린다'고 지적하는 반면,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방송장악'에 나섰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방송장악' 시도가 국회 원 구성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어제 회동에서 대부분 쟁점은 이견을 좁혔지만 국민의힘의 '과방위 집착'으로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의 원구성 협상이 과연 국회정상화를 위한 건지, 언론·방송과의 일전을 경고하는 자리인지 헷갈릴 정도"라면서 "국민의힘은 더이상 과욕을 부리지 말고 대승적 결단을 취해주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도 "국민의힘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면서 "(권 원내대표가) '유감이다' 하고 넘어가면 될 일인데 그걸 우리한테 다 억지 뒤집어 씌우기 하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협상 상대로서 최소한의 도의나 신뢰가 있는 분들인가 싶다"고 날 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공영방송의 불공정 편파보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면서 "공영방송은 중립성과 공정성 상실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가 오래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그동안 공영방송 불공정 보도의 실질적 수혜를 입었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보도는 편파보도에도 눈을 감고, 불리한 보도에는 가짜뉴스라며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게 하려던 민주당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방송장악 운운하는 건 그야말로 양심불량"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어 "민생위기라면서 있지도 않은 일을 과대망상에 원구성을 지연시키는 것 또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방송 장악 시도'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KBS를 비롯해 MBC 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의해, 언론노자가 다 좌지우지 하는 방송 아닌가"라고 발언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 동의하느냐'란 질문에 "원내대표의 말이라 우리가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선 그었다.

과방위는 소관기구로 방송통신사무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시청자미디어재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등을 포함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괄 타결' 전제… '제헌절 전' 협상 타결 여부는

여야는 전날 사개특위 관련 △'수사사법체계개혁특위'로 명칭 변경 △위원 수 여야 6 대 6 동수 △합의문에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단 전제로 위원장 민주당 배분 등의 내용을 잠정 합의했다.

권 원내대표는 YTN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특위와 관련해선 우리들이 대폭 양보해 어느 정도 의견을 좁혔다"며 "그런데 상임위 배분과 관련해 민주당이 행안위와 과방위를 모두 차지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어서 아직 타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일괄 타결 후 협상 결과 발표'라는 합의를 어겼다고 질타하며 "국회 공백의 원인은 명백히 국민의힘에게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반면 "원 구성 협상이 막바지에 와서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던 실제 이유는 민주당이 행안위와 과방위를 모두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은 앞서 위원 구성에 있어 '국민의힘 6명, 민주당 6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비교섭단체 1명'이 누락된 잠정합의안이 알려지자 정의당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실제 정의당은 민주당을 향해 이를 두고 강하게 규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협상 내용에 대해 권 원내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하기 전 이미 민주당발로 추정되는 글이 돌았다"면서 "민주당이 제대로 된 사실관계 파악도 없이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무책임한 처사"라고 응수했다.

권 원내대표도 '유감 표명을 하라'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민주당이 유감표명을 해야 한다. 사과하라고 하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원 구성 협상의 전제를 '일괄 타결'로 둔 만큼, 행안위·과방위 위원장 배분을 둔 여야 간 신경전이 잦아들지 않는다면 원 구성은 더욱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15일) 협상도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 없이 안하무인, 일방통행식을 계속 견지한다면 제헌절 전에 마무리될 수 있을지 염려가 솔직히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