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계회의 3년만에 재개…허창수 "과거 아닌 미래봐야"
한일 재계회의 3년만에 재개…허창수 "과거 아닌 미래봐야"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07.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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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수출규제 폐지, 무비자 입국 부활로 인적교류 논의
허창수 전경련 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앞줄 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4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전경련]
허창수 전경련 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앞줄 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4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전경련]

한일 민간 경제계가 양국 간 관계 개선에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4일 오전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양 단체는 이날 자리에서 양국관계를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 양국 경제계는 △한일 경제동향 및 전망 △지속가능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새로운 세계질서와 국제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전경련과 경단련을 주축으로 양국 경제계가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는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 개선과 양국 경제협력을 위한 대면회의 개최 필요성에 대해 양측 회장이 적극 공감하면서 성사됐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한일관계 개선은 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알려진 1998년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에 답이 있다”며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한 이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님도 작년 취임 시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한일 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선언의 취지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상호 수출규제 폐지, 한일 통화스왑 재개,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등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쿠라 마사카즈(十倉 雅和) 경단련 회장도 “한일관계가 어려울수록 98년 한일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한일이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소중하다”고 밝혔다.

또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의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선 △한일 경제동향 및 전망 △상호 수출규제 폐지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CPTPP 가입 필요성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협력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 등 한일 간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논의가 있었다.

특히 코로나로 중단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부활해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양측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제무대에서의 한일 간 협력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한국 측 참석자들은 한국의 CPTPP 가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일본의 지지를 요청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5월에 출범한 IPEF에서의 한일 간 협력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최대 우방인 미국과의 3국 협력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경제분야에서의 3국 간 실질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 및 정기적인 회의 필요성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1998년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 정신 존중과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민간교류 정상화를 위한 비자면제 프로그램 부활 필요성 확인 등을 내용으로 하는 8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내년에 도쿄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김종서 한화토탈에너지스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 등 20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고문,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및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등 5명이 참여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