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과 보폭 넓히는 안철수… 발 묶인 이준석
'윤핵관'과 보폭 넓히는 안철수… 발 묶인 이준석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6.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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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간장 한 사발' 발언 이해 안 돼… 李 속 타나 보다"
尹대통령 순방 환송, 권성동만… 대통령실도 기류 모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부터)와 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 및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부터)와 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 및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윤핵관'과 접촉면을 넓히며 차기 당권을 위한 포석을 놓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제원 의원 주도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했다. 장 의원이 당 안팎에서 윤핵관으로 알려진 만큼, 이날 안 의원의 참석을 두고도 차기 당권 경쟁에 나서기 전 자신의 당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 윤핵관과 거리를 좁힌 것이란 해석이 다분하다.

이준석 대표와 신경전은 이날도 감지됐다. 안 의원은 이날 포럼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간장 한 사발'이란 표현에 대해 "(발언 취지가) 이해가 안 간다"면서도 "속이 타나 보죠"라고 받아쳤다. 

이 대표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며 "이제 다음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썼다. 당시 그는 배현진 최고위원과 연일 갈등 상황을 보여 왔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디코이'는 배 최고위원이며, 간장은 안철수·장제원 의원을 겨냥했다고 해석했다.

안 의원은 최고위원 추천인사 2명 중 1명으로 국민의힘 소속 정점식 의원을 추천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선배로 '친윤계'로 분류된다. 이 대표가 이를 반대했지만 안 의원도 의견을 굽히지 않으며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내며 최근 친윤계로 방향을 틀었단 평가를 받는 배 최고위원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이 대표를 향해 "졸렬해 보일 수 있다"고 일갈한 것도 '윤핵관vs이준석' 구도에 무게를 실었다.

안 의원이 보폭을 조금씩 넓혀가는 반면, 이 대표는 당면 과제가 산적한 모습이다. 당내 인사들과 연일 불협화음을 내며 피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심의 의결이 내달 7일로 미뤄진 것도 부담 요소다. 

최근 대통령실 기류도 모호하다. 이날 윤 대통령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 환송 자리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참석했으나 이 대표는 없었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최고위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자진해서 가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최근 윤 대통령이 "당무에 대해선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등 선 긋는 모습을 보여 이 대표와 대통령실 간 입장 차가 있단 의견도 나온다.

다만 장 의원은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나하고 어떤 갈등이 있느냐"며 "나는 어떤 언급도 한 적이 없다"고 선 그었다. 최근 이 대표 발언 관련해서도 "그게 나한테 한 얘긴지 아닌지 (모른다.) 자꾸만 갈등 유발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미래혁신포럼이 정치 세력화 되고 있단 취지의 질문엔 "미래혁신포럼은 20대 국회에서 시작됐고, 21대 국회에서 내가 이어받아 새로운 멤버들로 다시 출범한 것"이라며 "처음 발족할 땐 세력화 얘기가 안 나오더니 왜 지금 와서 세력화라는 얘기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