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서울시장 출마에 '86라인' 뿔났다… 계파갈등도 '솔솔'
송영길 서울시장 출마에 '86라인' 뿔났다… 계파갈등도 '솔솔'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4.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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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출마 납득 어려워… 설명 넘어서 사과 해야"
일각선 '명낙' 계파전 시각… 당내선 확대 해석 경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당내 '86 라인'의 거센 반발이 인다.

김민석 의원은 5일 "현재 송 전 대표께서 서울에 출마하는 과정과 명분이 국민들 보기에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설명을 넘어서 사과가 필요한 대목까지도 있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송 전 대표의 행보와 그 주변 행보에서 생기는 상황 그대로 가면 서울에서 이기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국 선거가 어려워질 거라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은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미니 대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의 '현역 프리미엄'과 정권교체 열망으로 기세를 몰아가겠단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후보 인물난'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얼마 전 서울 지역 의원들 다수가 우연치 않게 내 방에 모여 말을 나눴는데, 내게 지도부와 송 전 대표에게 말을 전달해 달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대해 당내 반발 여론이 형성됐음을 알리며 은연중에 압박하는 모양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명분이 없다"고 단언했다. 세부적으론 △서울 무(無)연고 △당 대표 시절 대선 패배 △'86 용퇴론' 주장 당사자 △현역 인천 계양을 지역구 의원 등을 꼽았다. 특히 송 전 대표의 '86 용퇴론' 주장으로 김영춘 전 의원 등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당사자인 본인이 서울시장에 나서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당내 비대위원인 조응천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이와 관련해 "그전에 송 전 대표의 서울 출마에 대해 부자연스럽다고 말씀드린 게 있다"며 "그전에 한 언행(86 용퇴론), 대선 패배한 대표, 인천을 주된 무대로 하다가 또 갑자기 서울로 주소 옮기는 것들"이라고 김 의원과 유사한 의견을 냈다.

반면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YTN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 문제는 본인의 결심의 문제"라고 선 긋고 당 지도부로서 출마자들에게 공정한 기회 제공, 경쟁력 후보 공천 등을 위해서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재명계와 이낙연계 간 신경전이란 시각을 제기한다.

우상호 의원은 전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재명 상임고문께서 이낙연 고문을 삼고초려해 서울시장 나가달라, 이렇게 부탁하는 모양이 아름답지 않겠느냐'고 말씀하는 분도 있었다"고 했다. 우 의원은 "송 전 대표의 사실상 출마선언, 이걸로 이제 이런 카드들은 다 물 건너갔다고 봐야 된다"면서 "이낙연 선배도 송영길 대표가 나오겠다고 하는 판에 그럼 한참 후배하고 경선하나"라고 질타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재명 대 이낙연 계파의 갈등, 이렇게 보는 건 완전히 잘못 보는 것"이라며 "서울 의원들 모임 할 때 아주 초반부터 이재명 후보를 열심히 도왔던 분들 중에 (송 전 대표 출마를) 아주 강하게 비판하셨던 분들이 많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