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명낙' 계파전 시각… 당내선 확대 해석 경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당내 '86 라인'의 거센 반발이 인다.
김민석 의원은 5일 "현재 송 전 대표께서 서울에 출마하는 과정과 명분이 국민들 보기에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설명을 넘어서 사과가 필요한 대목까지도 있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송 전 대표의 행보와 그 주변 행보에서 생기는 상황 그대로 가면 서울에서 이기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국 선거가 어려워질 거라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은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미니 대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의 '현역 프리미엄'과 정권교체 열망으로 기세를 몰아가겠단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후보 인물난'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얼마 전 서울 지역 의원들 다수가 우연치 않게 내 방에 모여 말을 나눴는데, 내게 지도부와 송 전 대표에게 말을 전달해 달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대해 당내 반발 여론이 형성됐음을 알리며 은연중에 압박하는 모양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명분이 없다"고 단언했다. 세부적으론 △서울 무(無)연고 △당 대표 시절 대선 패배 △'86 용퇴론' 주장 당사자 △현역 인천 계양을 지역구 의원 등을 꼽았다. 특히 송 전 대표의 '86 용퇴론' 주장으로 김영춘 전 의원 등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당사자인 본인이 서울시장에 나서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당내 비대위원인 조응천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이와 관련해 "그전에 송 전 대표의 서울 출마에 대해 부자연스럽다고 말씀드린 게 있다"며 "그전에 한 언행(86 용퇴론), 대선 패배한 대표, 인천을 주된 무대로 하다가 또 갑자기 서울로 주소 옮기는 것들"이라고 김 의원과 유사한 의견을 냈다.
반면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YTN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 문제는 본인의 결심의 문제"라고 선 긋고 당 지도부로서 출마자들에게 공정한 기회 제공, 경쟁력 후보 공천 등을 위해서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재명계와 이낙연계 간 신경전이란 시각을 제기한다.
우상호 의원은 전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재명 상임고문께서 이낙연 고문을 삼고초려해 서울시장 나가달라, 이렇게 부탁하는 모양이 아름답지 않겠느냐'고 말씀하는 분도 있었다"고 했다. 우 의원은 "송 전 대표의 사실상 출마선언, 이걸로 이제 이런 카드들은 다 물 건너갔다고 봐야 된다"면서 "이낙연 선배도 송영길 대표가 나오겠다고 하는 판에 그럼 한참 후배하고 경선하나"라고 질타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재명 대 이낙연 계파의 갈등, 이렇게 보는 건 완전히 잘못 보는 것"이라며 "서울 의원들 모임 할 때 아주 초반부터 이재명 후보를 열심히 도왔던 분들 중에 (송 전 대표 출마를) 아주 강하게 비판하셨던 분들이 많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