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극단적 환경'서 핵무기 사용… 동맹국 핵우산 강화 전망
美, '극단적 환경'서 핵무기 사용… 동맹국 핵우산 강화 전망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3.3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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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핵태세검토보고서 일부 공개… 바이든 공약 사실상 폐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극단적 환경'에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이 강화될 전망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데다 북한의 핵실험 준비 정황이 포착되면서 안보 위협에 대한 방어 태세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적대국의 공격시 보복 수단으로만 핵을 사용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 단일 목적 사용'이라는 공약은 사실상 폐기된 셈이다.

3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의회에 제출한 핵 태세 검토 보고서 요약본을 공개하고 “2022 핵태세 보고서는 미국의 핵 전략에 대한 균형잡힌 접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국방부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핵 억제력을 유지하고, 강력하고 믿을 수 있는 확장 억지 정책에 대한 약속을 유지하는 것은 국방부와 국가의 최고 우선 순위”라며 “우리는 전략적 안전성을 계속 강화하고 군비 경쟁을 피하며 군비 통제 및 위험 감소를 용이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 무기가 존재하는 한, 미국 핵무기의 근본적 역할은 미국과 우리의 동맹, 동반자에 대한 핵 공격을 억지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미국과 동맹 및 동반자의 핵심적 이해를 방어하기 위한 극단적 환경에서만 핵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기본적으로 핵무기를 적대국의 핵 억지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입장이지만 ‘극단적 환경’을 언급하면서 핵무기의 선제공격까지 포함하는 모호성을 채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 '핵 단일 목적 선언'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는 핵무기를 적대국의 핵공격에 대한 반격 용도로만 사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이번 보고서에 '핵 단일목적 선언'이 포함될지 여부에 관심이 주목됐다. 그동안 유럽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은 러시아와 북한 등의 핵위협 문제를 우려해 왔다.

보고서에서 '극단적 환경'에서의 핵 사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본토 및 동맹 방어에 대한 안전막을 높였다. 생화학 무기나 재래식 무기를 비롯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 등도 심각한 상황에 포함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유럽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