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윤당선인 또 정면충돌… 위험수위 넘나든다
문대통령-윤당선인 또 정면충돌… 위험수위 넘나든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2.03.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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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당선인 직접 판단해달라"… '조건없는 만남' 촉구
尹측 "文 발언 대단히 유감… 인사권, 당선인 뜻 존중이 상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또 한번 정면충돌했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 "당선인이 직접 판단해달라"고 밝히자 윤 당선인 측이 "대단히 유감"이라고 맞받아친 것이다. 

여기에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인수위의 충돌까지 겹치면서 양측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나누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면서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달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곧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무슨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윤 당선인이 인수위 '천막 기자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이제 다음 정부에 좀 넘겨주고 가야할 것을"이라고 말한 직후 나왔다. 

갈등 양상이 격화하자 문 대통령이 직접 '조건 없는 만남'을 촉구한 것으로,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이 인사 문제 등 다른 의제로 인해 지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즉각 반응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받아쳤다. 

김 대변인은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사권에 대해서는 "지금 임명하려는 인사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아닌, 새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일할 분들"이라면서 "당선인의 뜻이 존중되는 게 상식"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대선이 끝나고 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게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윤석열 정부)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윤 당선인도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대통령이) 인사 조치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이제 임기 말이 되면 그렇게 하겠지만"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당선인은 '인사 문제가 조율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과 회동이 어렵나'라는 질문에는 "회동 문제는 또 차원이 다른 문제 아니겠나"라며 만남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와 별개로 양측의 충돌은 '검찰개혁'으로도 확전된 모습이다. 

인수위가 윤 당선자의 검찰 공약에 반대입장을 밝혀왔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문제삼아 이날 오전 예정됐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취소한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한국은행 총재·감사위원 선임 문제에서 촉발된 신구 권력 충돌 전선이 전방위적으로 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