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한은맨' 이주열, 8년 마침표 찍는다
'최장수 한은맨' 이주열, 8년 마침표 찍는다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2.03.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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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고 선제적인 통화정책 운용
시대상 따라 금리 9번 인하, 5번 인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8년간 한국은행을 진두지휘했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달을 마지막으로 임기를 종료한다. 이 총재 후임으로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이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은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한 뒤 2003년 조사국장, 2005년 정책기획국장, 2007년 통화신용정책 부총재보, 2009~2012년 부총재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총재로 임명된 뒤 2018년 문재인 정권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맡기 시작한 1998년 이후로는 첫 번째 연임이며, 정권이 바뀐 상태에서 연임된 사례도 처음이다.

이 총재는 지난 8년 동안 기준금리를 9차례 인하하고, 5차례 인상하는 등 빠르게 변하는 경제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2016년 브렉시트, 2020년 코로나19 본격 확산 등으로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는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했고,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면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2014년 4월 취임 당시 2.5%였던 기준금리를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상 최저치인 0.5%까지 낮췄다가 1.25%로 끌어올렸다. 

이 총재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송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은행을 이끌면서 느꼈던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지난 8년을 뒤돌아보니 역시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취임 보름 만에 세월호 참사를 겪었으며,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 미·중 무역 갈등에다 일본 수출규제, 그리고 코로나 위기에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주재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만 총 76회였다”며 “더욱이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비경제적 요인에 의한 사건들이 빈발하다 보니 적시에 정책을 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후임으로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이 지명됐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3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인선을 발표했다.  

박 수석은 “국내, 국제경제 및 금융통화 분야의 이론과 정책 실무를 두루 갖춰 주변으로부터 신망이 두텁다”며 “금융 전반의 풍부한 식견과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 감각이 있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eune09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