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는 사상 처음 20만건 아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감소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진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혼인신고 기준)는 19만3000건으로 전년(21만4000건) 대비 9.8%(2만1000건) 줄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다.
혼인 건수는 지난 2012년부터 9년째 내리막길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31만9000건)만 해도 30만건대를 상회했지만 2016년(28만2000건) 처음 20만건대로 떨어졌고, 이후 5년 만에 10만건대로 주저앉았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3.8명으로 전년(4.2명)보다 0.4명 줄었다. 이 또한 사상 최저치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3.4세, 여자는 31.1세다. 전년에 비해 각각 0.1세, 0.3세 올랐다. 남녀 간 평균 초혼연령 차이는 2.3세로 1년 전보다 0.2세 줄었다.
혼인건수를 연령별로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30~34세·6만9000건·36.0%), 20대 후반(25~29세·4만1000건·21.3%), 30대 후반(35~39세·3만6000건·18.6%) 순으로 많았다. 여자는 20대 후반(6만4000건·33.0%), 30대 초반(6만2000건·32.1%), 30대 후반(2만4000건·12.6%) 순이었다.
전년 대비 혼인 건수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특히 남자는 30대 초반(-8000건), 여자는 20대 후반(-1만700건)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경우 남자의 평균 초혼연령이 33.9세, 여자는 31.9세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대로 가장 낮은 곳은 남자가 충북(32.7세), 여자는 충남(30.2세)이다.
조혼인율은 세종이 4.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 경기(4.1건), 제주(4.0건), 서울(3.9건), 충남(3.8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3000건으로 1년 전(1만5000건)보다 14.6%(2000건) 감소했다. 전체 혼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2%에서 6.8%로 0.4%포인트(p) 내렸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많이 하는 연령층인 30대의 인구가 감소했고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졌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결혼 연기와 국제결혼 감소도 혼인건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