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풍향계④대구·경북] 洪 안은 윤석열… 'TK 출신' 이재명
[대선풍향계④대구·경북] 洪 안은 윤석열… 'TK 출신' 이재명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2.02.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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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대선 때도 보수 정당에 절반 이상 표 몰아준 TK
"경북이 낳은 후보" "박정희가 했던 것처럼" 감정 자극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구 동성로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구 동성로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24일로 불과 13일을 남겨두고 있지만,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특히 과거 선거전 초반부터 극명하게 드러났던 '텃밭'의 표심도 안갯속이라 주목된다. 

TK(대구·경북)는 1987년 이래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에게 60~80%까지 표를 몰아줬다. 보수의 '텃밭'인 셈인데, 이번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다만 현재 보수정당에 지역 출신 유력 후보가 없다는 점과 민주당에서 TK 출신의 후보를 내세웠다는 점이 변수로 꼽히면서 미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 첫 TK출신 후보 내세운 민주당… '30%대' 달성 당력 집중

더불어민주당은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가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표율(12.5%, 13.7%)을 기록했을 정도로 TK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다르다. 첫 TK 출신(경북 안동) 후보를 내세우게 된 것이다. 경남 출신 노무현 전 대통령(김해)·문재인(거제) 대통령보다 보수 본산에 가깝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부산에 이어 대구를 찾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저는 좋은 정책이면 김대중 정책이냐 박정희 정책이냐, 좌파정책이냐 우파정책이냐를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자신이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지역 연고를 강조하며 "제가 태어나고 자랐던 이곳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돼 눈물나게 반갑다"면서 "저와 같은 물을 마시고 같은 땅을 밟고 살았던 고향 여러분. 대구경북이 낳은 첫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이 나라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TK 표심이 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방송3사 여론조사(KBS·MBC·SBS가 입소스,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5~16일 전국 성인남녀 2006명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후보는 19.4%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득표율(대구 19.53%, 경북 18.61%)과 비슷한 수준이다. 

민주당은 지지층이 결집하면 30%대 득표도 가능하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다음주 초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한다. 이재명 후보도 대구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와 송 대표가 대구에 동반 출격하는 것은 경선 때 지역합동연설회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의 역대 대선 후보가 한번도 이루지 못한 'TK 30% 득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TK 출신 대선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남은 선거운동 기간 마의 30% 득표 달성을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KTX 대구 도심구간 지하화 △대구 군 기지 이전 △뮤지컬 도시 육성 △미래차·로봇·의료산업 육성 △섬유산업 첨단·고부가가치 전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2028년까지 추진 △취수원 다변화·물산업 육성 등 7대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이 후보는 대구공항 후적지에 혁신적인 기업도시를 건설하고 복합타운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공약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선대본 홍준표 상임고문이 15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 후보 거점 유세에서 지지 연설을 하던 중 윤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선대본 홍준표 상임고문이 15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 후보 거점 유세에서 지지 연설을 하던 중 윤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정희 향수' 자극하는 윤석열… '어게인(Again) 8080' 기대

TK는 그동안 13대 노태우 후보 70.7%(대구)와 66.4%(경북)의 득표율을 안긴 것을 비롯해 14대 김영삼 후보(59.6%, 64.7%), 15대 이회창 후보(72.7%, 61.9%), 16대 이회창 후보(77.7%, 73.5%), 17대 이명박 후보(69.3%, 72.6%), 18대 박근혜 후보(80.1%, 80.8%) 등 보수정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보수정당 궤멸 상황에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홍준표 후보에게 45.36%(대구)와 48.62%(경북)의 표를 던졌다. 여기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득표율(12.60%, 8.75%)까지 더한다면 절반을 훌쩍 넘는 셈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도 함께 했다. 

동시에 그는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윤 후보는 15일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서울 홍릉에 만들었듯이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구경제과학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 그는 대구를 다시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했다. 

이처럼 윤 후보가 TK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80.4%를 득표했는데, 최근 방송3사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59.7%로 나타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어게인(Again) 8080'을 기대하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TK가 보수 후보에게 80% 투표, 80% 지지라는 '8080 신화'를 만들어 준 것을 재현하자는 것이다. 

막판에 정권교체 표심이 결집하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는 TK 대표 공약으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내세웠다. 

당내 경선에서 경쟁한 홍준표 의원의 공약을 받아들인 셈이다.

윤 후보의 공약에는 △TK신공항 활주로 3800m 규모 국비 건설 △대구공항 후적지 두바이식 개발 △구미 스마트공단으로 탈바꿈 △포항 포스코 수소경제센터 설립 등 홍 의원의 공약이 대거 포함됐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