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구원등판'한 與… 어수선한 분위기 속 방향 주목
이낙연 '구원등판'한 與… 어수선한 분위기 속 방향 주목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2.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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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낙대전' 여파 수습하고 핵심 지지층 결집
'김혜경 사과' 등 당 내부 단속 핸들 꽉 쥐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수세에 몰린 대선 정국에서 민주당 '구원 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인다. 

이 위원장은 먼저 당 내부 집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지내 여의도 정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전에는 당내서 '비문(非文)'으로 분류, 비주류라는 인식이 강하다. 

게다가 당내 대선후보 선출 경선 과정에서 이 위원장과 '명낙대전'이라 불릴 만큼 치열한 경쟁을 펼친 여파도 아직 남아있다. 즉, 아직 민주당 전통 지지자나 이 위원장 지지자 가운데 아직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선대위 진두지휘에 나선 이 위원장이 '원팀' 기조를 확실히 하면서 이같은 시름은 다소 내려놓은 분위기다. 

이 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후보직속 특임본부장-조직본부 간담회에서 중진의원들을 향해 "우리가 그동안 민주당에서 받은 혜택에 보답하자"며 선거 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그는 "특임본부장단은 4선 이상 모임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20년 안팎 세월 동안 민주당을 키웠고, 민주당의 혜택도 받은 처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에게 선대위 지휘봉을 건넨 건 주요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호남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특히 이번 대선 경우 '한 표'가 아쉬울 정도로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4자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각각 35%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 가운데 민주당은 대표적 호남 인사인 이 위원장을 통해 '집토끼 표심'을 붙들어 두자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의 진중하고 안정적인 이미지, 단호한 리더십도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 이 위원장이 전날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황제 의전' 관련 공식 사과를 이끌어냈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다. 그는 그날 선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씨 논란에 대해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진솔과 겸허라고 하는 게 무엇을 의미할지 잘 새겨주시길 바란다"고 에둘러 압박했다.

아울러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의원들에게 'SNS 자제령'을 내리거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논란에 대해 사과하라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글을 내리라고 하라"고 언급하는 등 내부 단속 운전대를 세게 쥐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선거는 한 분이라도 더 많은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는 경쟁"이라며 "우선 해야할 일은 국민 앞에 겸손하고 유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