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가 '가족 리스크'에 각각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한창인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아들의 도박 의혹까지 더해지면서다. 

양측은 상대를 향해 맹공을 쏟으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16일도 김씨의 허위경력 의혹에 대해 총공세에 나섰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후보의 태도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며 "김씨 이력 관련 질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윤 후보는 언론인에게 '시간강사라는 것은 공개 채용이 아니다. 현실을 잘보고 관행보고 말하라'고 했다. 정말 놀랍다"고 꼬집었다. 

여권 원로 인사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씨의 허위 경력 의혹에 "쪼잔하다"며 "채용 요건을 속인 것이 아니냐. 그것도 말하자면 (대학에 대한) 업무방해"라고 일갈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 "조국 장관 가족은 표창장 위조해서 탈탈 털어놨는데 자기 문제에 관해서는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라며 "업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씨의 허위경력 의혹에 대해 국회 상임위 차원의 긴급질의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당내에서 선대위 차원의 공식사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스로 사과하겠다고 얘기했으니 일단 본인이 어떻게, 어떤 형식의 사과를 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사과가 불충분했다'는 지적에는 "불충분한 부분에 대해선 앞으로 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가 나오던데 기다려보라"고 했다.

선대위 차원의 공식사과 여부에 대해선 "좋은 방법을 택하려고 고민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사건으로 역공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 아들의 도박과 관련해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한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 이 후보의 장남 이모 씨가 쓴 듯한 글 200여건이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게시물 중에는 온라인 포커머니 구매·판매와 관련된 글, 수도권 오프라인 도박장 방문 후기 등이 포함됐다.

이에 이 후보는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고 밝히며 공식 사과했다. 

이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며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사에서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다시 한번 직접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이 같은 이 후보의 사과에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의 사과 내용만 보면 아들이 단순히 게임사이트 유혹에 빠져 살았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는 것"이라면서도 "이 후보 아들이 (도박 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면 스스로 '도박꾼'이라고 했고, 도박 초기 550만원을 땄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도박사이트에서 55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억대 도박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도박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와 같은 중범죄를 이 후보는 단순한 '카드게임 사이트 유혹'에 빠져 치료대상쯤으로 치부해 버렸다"며 "이와 같은 이 후보의 사과 방식을 보면 지난번 모녀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 사건으로 둔갑시켜 사과한 일이 오버랩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는 상황 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 후보 스스로가 먼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사과한 만큼 공보라인을 비롯한 측근은 최대한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파장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이 후보가 즉각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그나마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자평도 나온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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