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윤석열 '부인 리스크' 현실화?… 與, 김건희 집중포화
[정치포커스] 윤석열 '부인 리스크' 현실화?… 與, 김건희 집중포화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1.12.15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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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이려고"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냐" 해명이 논란 더 키워
민주 "부분 사기는 사기 아니냐"… 국힘 "대통령 부인 뽑는 게 아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허위경력 의혹 등으로 대선정국 한 가운데 선 모습이다. 

김씨는 그동안 '쥴리' 의혹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경력 허위 기재 의혹,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에 시달려왔다. 

그러던 중 14일 YTN 보도를 통해 김씨가 지난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적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다 김씨가 YTN 인터뷰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밝혔고, 윤석열 후보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고 주장한 게 논란을 더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 본부장(후보 본인과 장모 및 부인) 비리 의혹을 고리로 윤 후보를 압박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은 김씨의 과거 겸임교수 지원서에 게재한 허위 이력 등에 화력을 집중하며 총공세를 쏟아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여권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 "지나칠 수 있는 일이라고 봐선 안 돼"
총공세 돌입 與… "尹 결단 있어야" 압박도

민주당 윤호중 공동선대위원장은 1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초빙 지원서에 기재한 재직기간·수상경력에 대한 허위논란에 대해 "본인도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고 죄라면 죄다'라고 얘기했다"며 "윤 후보 역시 전체적으로 허위가 아니라며 (허위 경력이) 부분적으로, 또 상당 부분 진실이라는 걸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결혼 전의 일, 또는 전체적으로 허위가 아니므로 지나칠 수 있는 일이라고 봐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연 김건희씨가 퍼스트 레이디가 된다면 우리 국민은 그분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겠나"라며 "우리 청년은 청년 실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허위 이력서 작성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윤 후보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영배 선대위 공동부위원장은 "경력은 위조이고, 인생은 사기이고, 해명은 거짓이고, 14년 허위 경력 김건희씨 이쯤되면 착오가 아니고 인생을 위조한 수준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거짓 이력서를 감싸면서 2030 취준생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며 "술을 마셨는데 물도 먹었으면 음주가 아니라는 말과 같다. 부분 사기는 사기가 아니고 부분 투기는 투기가 아니냐"고 비난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당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지원 당시 제출한 재직증명서가 허위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씨가 재직했다는 시기 가운데 일부는 협회가 만들어지기 이전이고 협회 관계자도 김씨를 본일이 없다고 했다면서 이력서가 허위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선대위 이용빈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씨가) 무엇이 잘못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이력서를 작성하며 숫자 하나라도 틀릴까 거듭 확인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가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씨의 의혹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이 아니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는 "그렇다면 '부분적인 허위 경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변인은 "윤 후보가 그토록 자랑하는 공직 26년 동안 '부분적으로는 범죄인데 전체적으로는 범죄가 아닌' 사건이 있었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피의자로서 성실하게 수사에 응하는 당당한 자세를 보이라"고 요구했다. 

그는 "숱한 학경력 날조 의혹과 범죄 피의자로서 여러 혐의를 일축하고 수사를 미루다 최고 권력만 잡으면 다 털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조종을 울리는 날일 것"이라고 했다. 

또 "추상같이 법을 집행하던 윤 후보가 부인이 억울하다며 모순되는 변명을 늘어놓은 것은 토론 검증에서 불합격점을 받은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왼쪽부터)·권인숙·서동용·도종환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해명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왼쪽부터)·권인숙·서동용·도종환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해명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방어막 '안간힘'
불쾌감 그대로 드러낸 윤석열

이 같은 공세에 국민의힘은 여권의 공격에 불편함을 내비치며 방어막을 치는데 주력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들어가며 기자들과 만나 '배우자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발걸음을 멈추고 "관행을 비춰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러분들  가까운 사람 중 대학 관계자가 있으면 시간강사를 어떻게 채용하는지 한번 물어보라"면서 "(시간강사는) 무슨 교수 채용하듯, 전공 이런 것으로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비상근 이사라고 하는 건 출근을 하는 게 아니다. YTN (보도를) 보니 직원들한테 출근했냐고 물어봤던데, 출근하는 것 아니다"며 "현실을 잘 보고 관행이라든가 이런 것에 비춰서 이것이 어떤 것인지 물어보고 (취재보도)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사를 나가면서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윤 후보는 당사를 드나들 때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 침묵을 유지해왔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 관련 의혹에 "지나칠 정도로 후보 부인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 윤 후보가 토론회에서 대략 다 해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확한 걸 파악하질 못해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 경력 사항이란 걸 정확히 알지 못해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건희씨 의혹이 큰 실수라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허위 경력인지 아닌지 확실한 걸 모르기 때문에 얘기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씨 수상경력 허위 보도를 심각하게 보느냐'는 질문에 "정말 이런 문제가 대통령 선거의 중심이 되는 게 맞느냐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 윤석열 '부인 리스크' 치명타
"선대위 관할 범위에서 관리해야"

이번 사태를 놓고 윤 후보가 '최대 리스크'를 맞았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위기를 윤 후보가 넘느냐, 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김씨가 언론과 직접 인터뷰를 했다는 점을 놓고 당의 배우자 관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TBS 라디오 '뉴스공장'에서 진행자가 '당의 공식 후보인데 (부인의 인터뷰를) 캠프에서 사전에도 몰랐고 사후에도 몰랐다는 것인데. 캠프의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하자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선거운동의 범위 속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 벌어진 일시적인 사각지대라고 보인다"며 "지금부터 메시지 관리나 모든 선대위의 관할 범위에 포함해 함께 관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에서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준표 의원은 15일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있는 '청문홍답(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한다)' 코너에 '김씨의 허위 경력 기재 논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보다 더 심각하다'는 취지의 질문에 "잘못은 인정하고 정면돌파 해야지, 쉴드치면 칠수록 수렁에 빠진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김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결혼 전에 있던 일'이라는 윤 후보 측 주장에 대해서는 "만약 결혼 전 일이라고 모두 납득된다면 공직 전에 있었던 이재명 전과4범은 모두 용서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