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파산發 '외환위기' 우려…"외환보유액 늘려야"
헝다파산發 '외환위기' 우려…"외환보유액 늘려야"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12.07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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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파산 시 시장 신뢰도 저하로 외화 유출 우려
과거 위안화쇼크 당시 한국 환율시장 받은 영향 커
사상 최대 외화보유액…즉시 가용 가능액 6% 수준
(사진=형다그룹 홈페이지)
(사진=형다그룹 홈페이지)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우리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파문이 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시장의 외화 유출이 중국과의 교역이 큰 한국에도 불안 요소로 작용해 환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 통화당국은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을 강조하고 있지만, 즉시 대응이 가능한 외화 현금 보유액은 전체 보유액의 6% 수준으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도 있다.

◇이자도 못 갚는 헝다…파산 시 중국 내 외화 유출 우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의 부동산 그룹 헝다의 총부채는 무려 2조위안(약 37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달러(약 22조원)다. 헝다가 갚아야 할 달러 채권 이자만 지난 6일 기준 8249만달러(약 97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헝다는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하면서 파산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방은행에 대해 지난 9월 헝다 파산에 대해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월23일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각 지방 정부를 대상으로 헝다그룹의 잠재적 몰락에 대비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헝다가 실제 파산으로 이어져 빚을 갖지 못하게 된다면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 상실로 외화 유출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환율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헝다그룹이 부도를 하면 당연히 환율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외환 시장 움직임은 미국의 테이퍼링을 앞두고 있는 부분에서 변동성이 큰 상황인데, 헝다그룹이 부도를 하게 되면 당연히 환율시장에 더 큰 충격을 미칠 수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 "우리도 안심할 수 없다"...'위안화쇼크' 당시 원·달러 '요동'

중국은 지난 2015년 경제둔화를 막기 위해 연초 1달러당 6.2위안 수준이었던 위안화 가치를 2016년 초 6.9위안선까지 낮췄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3% 떨어뜨린 건데,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서는 급격하게 자본이 빠져나갔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위안화 절하가 이뤄진 2015년 3분기말 기준 중국 자본수지는 -223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2014년) 말 -960억달러보다 1276억달러나 빠진 수치다. 

중국은 자본 유출에 대응해 보유했던 외화(달러)까지 팔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2015년 말 3조3300억달러였던 외화보유액은 2016년말 3조100억달러로 10% 넘게 줄었다.

문제는 한국 경제도 중국 위안화쇼크로 인한 타격을 고스란히 받았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한국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원화가치 하락폭도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졌다. 

실제 2015년 8월 원·달러환율은 1200원 안팎으로 올라 2011년 10월(1194.0원)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당시 블룸버그가 집계한 아시아 11개국 통화 중 중국 위안화와 말레이시아 링깃 다음으로 한국 원화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 韓외환보유액 '사상최대' 수준? 현금 비중은 적어

이렇다 보니 헝다파산발 중국 외환시장 쇼크가 지난 2015년 위안화쇼크 당시 우리 외환시장이 겪었던 충격을 재현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특히 미국이 시중에 풀었던 돈을 회수하는 '테이퍼링' 시행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헝다파산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한국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 수준이라지만 대부분 유가증권이란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화보유액은 4639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대부분인 4209억달러는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다. 현금처럼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예치금은 182억달러 수준에 그쳐 운용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액 4600억달러 가운데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6%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미국의 정부 및 기관 채권이어서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외환위기국 후보로 꼽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마저 이달 말로 만료가 예정돼 환율 변동에 따른 선택지 역시 즐어들게 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먼저 한-미 통화스와프 재연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GDP 28% 수준인 외화보유액 역시 싱가포르(117%)나 대만(90%)과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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