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해찬 '부산 초라해' 등 과거 발언까지 소환해 집중포화
박형준 "정중히 사과하라"… 與 "아전인수식 해석, 변질 시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산 재미없다"고 발언해 '지역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당장 야권은 과거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까지 재소환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전국 순회 이틀 째인 지난 13일 부산 영도구 한 카페에서 열린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산은 솔직히 재미없잖아, 솔직히"라고 말했다가 급히 "재미있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같은 조건이면 서울로 가고 싶어 한다"면서 "그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려면 부산의 매력을 계속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의 거주환경을 더욱 매력있게 바꿔서 인재 유출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의도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야당은 지역 비하 발언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병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본인 선대위의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대표가 과거 부산을 찾아서 '부산에 올 때마다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생각했다'는 지역 비하 망언을 쏟아낸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가"라며 "지난해에는 원조 친노로 꼽히는 박재호 의원이 부산 시민을 향해 '어떻게 나라 걱정만 하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해 충격을 준 사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부산 지역에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으니 이쯤 되면 민주당의 지역비하 DNA를 이재명 후보가 계승하려는 건 아닌지 분명히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신인규 상근부대변인도 "이 후보의 실언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라며 "도대체 민주당이 부산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이 후보의 인식 속에는 부산은 강남보다 '확 끄는 것'이 없다는 그런 의미인가"라고 일갈했다.
또 "이 후보는 말로만 지역균형발전을 논할 뿐 실제 인식 속에는 부산 지역발전에 대한 진심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아닌가"라며 "지역발전 의지가 없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 후보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박 시장은 SNS에 "부산이 재미없어 죄송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이 후보 역시 사고의 틀이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한 걸음도 못 나오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울 따름"이라며 "땅만 개발하면 대박이 나고 기업과 사람이 몰리는 경기도 같은 곳은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시장은 "이 후보는 부산을 얼마나 아시나. 부산이 재미있고 좋아서 다시 태어나도 부산에서 태어나고 싶다는 분들도 많다"며 "부산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소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인사들이 아전인수식 해석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이해했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반응"이라면서 "부산의 지역 발전에 대해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간담회에 참석한 부산 지역 기업인들은 공통적으로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재 유출 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고, 경험 있는 인재를 찾을 수 없어 서울로 회사를 옮겨야 하는 고충을 토로했다"면서 "부산의 청년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떠나고, 같은 조건이라면 부산이 아닌 수도권에서 일하길 희망하는 현실에 대해, 이 후보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인재들의 유출 문제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청년들이 살고 싶어 모여드는 부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에 대해 발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공개된 간담회의 내용상 부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 후보의 고민과 비전이 제시된 발언임이 분명함에도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발언을 왜곡하며 지역 비하, 지역 폄훼 논란으로 변질 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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