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한·미 증시 탈동조화…연말까지 지속"
한화투자증권 "한·미 증시 탈동조화…연말까지 지속"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1.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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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IPO로 공급 부담·실적 모멘텀 약화 등 악재 이어져
코스피 연초대비 지수 3.3% 상승 vs 시총 10.9% 증가. (자료=한화투자증권)
코스피 연초대비 지수 3.3% 상승 vs 시총 10.9% 증가. (자료=한화투자증권)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지만, 우리 증시는 내리막길을 걷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달 고용 지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6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이틀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코스피는 3000선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에 1% 이상 하락하며 장중 2930선까지 밀렸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원인으로는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수급인데, 최근 주식시장에 대규모 IPO가 이어지면서 주식 공급이 유례 없이 늘었다는 것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 등락률과 시가총액 증감률을 비교하면 주식시장의 공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데, 작년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등락률과 시총 증감률은 큰 차이가 없다가 올해 들어서 지수가 3.3% 오르는 동안 시총은 10.9%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가를 좌우하는 실적 모멘텀도 국내 증시가 미국보다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MSCI 한국 지수를 기준으로 국내 증시의 주당순이익(EPS)은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주식시장의 EPS는 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 추정치와 확정치의 고점은 꾸준히 상향돼 왔지만, 저점은 상향됐는지의 여부가 아직도 불확실하다는 게 한화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양 국가의 통화정책 사이클도 엇갈리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올해 예상 순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0.42배, 내년 기준 PER은 10.48배다.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통화정책 사이클과 함께 순환하는데,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는 동결이 유력하지만 국내 기준금리는 올해 11월 한 번 인상된 뒤 내년엔 1.5%로 두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최소 연말까지는 이런 변수들이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전망이며, 대신 테마가 순환하며 종목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