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의식 '화기애애' 연출… 이낙연, 선대위 상임고문 맡기로
이재명 "같은 DNA 가진 팀원"… 이낙연 "서로 존중·배려토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전격 회동을 하고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 전 대표가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이낙연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오영훈 의원과 이 후보 측 박찬대 수석대변인도 참석했다. 다만 차담회는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10일 경선이 끝난 뒤 14일 만이다. 이 전 대표가 경선 승복 선언을 한 기준으로는 11일 만이다.
이날 회동 장소는 이 전 대표 측에서 정했다. 서울 종로는 이 전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하기 전 지역구다.
이 후보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다 이 전 대표가 나타나자 반갑게 맞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 '원팀'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자 이를 불식 시키고 본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분석된다.
먼저 이 전 대표가 미리 준비한 인사말을 꺼내 "저는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 지지자께서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마시길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또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그리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도록 당 지도자가 앞서서 노력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모든 분들에게 제 마음을 다해 위로를 드린다"며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먼저 찾아뵀어야 했는데 국정감사 때문에 늦어져 송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인생으로나 당 활동 이력, 삶의 경륜이나 역량,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대표님"이라며 "민주당뿐 아니고 이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고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하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같은 DNA를 가진 팀원"이라면서 "제가 부족한 부분을 대표로부터 채우고 수시로 조언을 얻고 함께 정권을 재창출해 국가와 미래를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여는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가 품이 넓게 모든 길을 수용해 주시고 정권 재창출에 모든 일을 함께해주겠다는 말씀을, 현장에서 실천으로 반드시 보답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발언 때 이 전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날 회동은 30여분 만에 끝났다.
오영훈 의원은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며 "협의결과 이 전 대표가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측은 또한 이 전 대표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의 선대위 참여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간다.
아울러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신복지 정책을 선대위에서 직접 챙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선대위에 후보 직속의 제1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이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회동이 이뤄진 찻집 앞에는 이 전 대표의 지지자가 다수 모여 결선 투표를 요구하며 항의했다.
이 후보가 회동 장소에 들어갈 때 일부 지지자들은 "이재명 사퇴하라"고 외치며 욕설을 내뱉으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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