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또 '실언'… 이번엔 '전두환 옹호' 일파만파
윤석열 또 '실언'… 이번엔 '전두환 옹호' 일파만파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0.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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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준석 공들인 '호남 표심', 尹 한 마디에 무너질 위기
여야 막론하고 일제히 비판…쌓인 막말 피로도 대권가도 막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말'이 또 그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20일 페이스북에 "(전두환 정권)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다. 내 역사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고 말했다. 

전날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민주화운동(당시 대응)만 빼면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호남분들도 그런 이야기 하는 분이 꽤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한 해명이다. 

하지만 초기 진압 시기를 놓쳐 향후 대권가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윤 후보의 빈번한 막말 논란에 대한 유권자 피로도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공들여온 호남 표심이 모두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후보는 앞서도 '부정 식품',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주 120시간 노동'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즉각 여야 할 것 없이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후보는) 아무래도 검사로서 일반 사회생활하지 않고 맨 범죄자들하고 이렇게 살다 보니까 사고가 감염된 건지, 계속 퇴행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던 뒤로 호남 등 취약 지역에 대한 노력이 계속돼 왔고 제가 대표된 뒤에도 김종인 위원장 노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며 "대선주자들도 그런 마음을 갖고 대선에 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 입장에선 본인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사과를 좀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감하게 대처하는 게 옳았는데, 지금 더 일(논란)이 발전해나가지 않도록 조속하게 조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당내 대선 경선 경쟁자들도 공세에 나섰다. 

유승민 후보는 대구 수성을 당원협의회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남에서 "'(전 전 대통령이) 그걸(독재)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말이 안 되는 게, 그걸 빼면 (그는) 대통령이 될 수 없었다"며 "헌법적으로 정통성 없는 정권이라고 이미 다 결론 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한 해명도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원희룡 후보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아무리 좋게 봐도 큰 실언이고, 솔직하게는 본인의 역사 인식과 어떤 인식의 천박함을 나타내는 망언"이라고 규탄했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후보가 오늘 한 전두환 옹호 발언은 아무말 대전치를 넘어 망발에 가깝다"며 "일일 일망언으로 당 위상과 명예를 추락시키고 대선후보로서 자격마저 의심케 한다"고 맹공했다.

윤석열 캠프 측은 비판 여론이 지속되면 후보가 직접 광주에 방문해 사과하는 방안도 건의하겠다고 했다. 

호남 출신의 김경진 캠프 대외협력특보는 이날 나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가 직접 광주에 내려가 사과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참모진들이 한번 말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