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팩토링, 中企 자금조달 근본적 변화 기대 ↑
신보 팩토링, 中企 자금조달 근본적 변화 기대 ↑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09.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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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책임 묻지 않는 무소구 방식...어음 폐지 지렛대 기대감도
신용보증기금의 팩토링 서비스 흐름 설명도. (사진=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의 팩토링 서비스 흐름 설명도. (사진=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이 중소기업의 매출채권 팩토링에 본격적으로 나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중소기업 자금 상황에 단비가 돼 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신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총 400억원 규모로 중소기업 매출채권 팩토링 재원을 조달, 1월부터 시범 운용에 들어갔다. 팩토링 서비스는 판매기업이 구매기업에게 물품·용역을 제공한 후 발생한 매출채권을 팩토링 회사에게 양도하고, 팩토링 업체는 채권자로서 판매기업을 대신해 매출채권 관련 대금회수·추심·채권관리 등을 하는 단기금융 방법이다.

신보가 '매출채권을 활용한 상환청구권 없는 팩토링 서비스'를 시행하게 된 데에는 규제샌드박스의 역할이 컸다. 금융위원회는 2020년 4월 '업무수행 특례'를 부여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방식으로 상품 출시가 가능해졌다.

팬데믹 이후 중소기업 경영 상황은 악화된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6일, 중소기업 900곳을 대상으로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기업의 55.8%가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원금상환 등 연기 조치가 이뤄졌고, 이달 말로 잡혀있던 기한도 연장 가능성이 높다.

KTB투자증권이 7월16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채권 팩토링 시장은 249조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실제 중소기업 팩토링 서비스 이용률은 13.2%에 불과하다. 정책금융기관인 신보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신보는 채권에 문제가 생겨도 판매기업에 상환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른바 무소구 방식이다. 신보가 구매기업의 매출채권에 대한 대금 회수 상환청구 책임을 지고, 중소기업은 해당 채권을 담보로 신용위험 부담없이 안정적으로 자금만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기존의 어음이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등에 비해 무소구 팩토링은 중소기업에 훨씬 활용성이 높아 매력적인 형태다. 무엇보다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의 '연쇄도산 리스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신보의 이번 상품은 상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방식 때문에 도덕적 해이 우려도 없지 않다. 하지만 신보의 기업데이터분석을 활용해 해당 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구매기업 기준 최고 30억원, 판매기업 기준 최고 10억원이라는 한도선도 제시한다. 특정 판매기업이나 구매기업에서 한정된 자원을 독차지하지 못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책금융기관에서 먼저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중에 민간사업자들의 팩토링 참여가 늘면, 신속한 매출채권 인수와 할인율 산정 등에서 민간 사업자와 협업도 추진될 수 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신보 팩토링 지원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는 신보 활동 범위에 팩토링을 명확히 추가하는 신보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계류 중인데, 최종통과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생긴다.

김 의원은 법안 목적과 관련해 "신보 팩토링 제도의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중소기업이 대금 회수 걱정 없이 자유롭게 자금을 융통해, 기업 고유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에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상환청구권 없는 팩토링 시범사업을 '약속어음 폐지를 위한 세부추진과제' 일환으로 다루기도 했다. 이번 신보의 팩토링 진출이 일시적 마중물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 자금 조달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