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자들, 정책 오십보백보… 경쟁력 의문 뜬구름만
野 주자들, 정책 오십보백보… 경쟁력 의문 뜬구름만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9.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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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싱크탱크' 꾸렸지만… 구체적 구상 전달력 떨어져
발표회도 볼거리 없어 흥행도↓… 일각선 '학예회' 비아냥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홍준표 의원이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홍준표 의원이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권 대선주자들의 정책이 좀처럼 부각되지 않고 있다. 저마다의 싱크탱크(정책연구소) 설치에도 이렇다 할 공약이 없어 오십보백보란 지적이 나온다.

먼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9일 강원권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강원도 춘천과 원주 일대를 돌며 민생 접촉은 물론 강원도당과 원주 지역 당협도 찾는다.

외연 확장에 연일 몰두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은 최근 싱크탱크 '미래비전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정개혁포럼'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선거캠프와 별도로, 향후 캠프 정책팀과 호흡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위원회와 포럼의 대표는 모두 김형기 경북대학교 통제통상학부 명예교수가 맡았고, 각 조직엔 분야별 전문가와 지식인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준표 의원도 당내 조직이 약한 점을 메꾸기 위해 실무형 인사를 대거 배치했다. 정책 총괄에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를 인선했는데, 백 교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바 있다. 또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정책자문단장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이같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대선 예비후보들의 정책 구상이 여권 주자들과 대비해 경쟁력이 부족하단 제언이 나온다. 대안이 모호해 사실상 뜬구름이란 평가다.

가령 전날 정책 공약 발표회를 보면 윤 전 총장은 "정부의 모든 정책 목표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맞춰 산업·교육·노동·복지 등 제반 경제·사회 정책을 통합하고 정부 조직도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또다른 예로 홍 의원은 2024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정원을 200명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단행함과 동시에 국회를 상원 50명과 하원 150명 양원제로 개편하고, 비례대표제는 폐지하겠단 공약을 내걸었다. 대통령 4년 중임제까지 제안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정쟁 사안에 대해선 불꽃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정책을 두고는 선의의 논쟁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날 주자 간 질의응답을 보면 "일자리 창출 방안은 무엇인가, 인구절벽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이었고, 답변 역시 원론적 수준에서 진전이 없어 일각에선 '학예회'란 비아냥까지 나왔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그나마 실시하는 행사이지만, 볼거리가 없어 국민 관심도 역시 떨어진단 분석이다. 실제 전날 국민의힘 유튜브 방송으로 중계된 정책 발표 행사는 최대 동시접속자가 4000여명이었는데, 당 대변인을 토론 경쟁으로 뽑았던 '나는 국대다' 행사에 2만명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행사 후 "토론도 안 하고, 질문자도 추첨으로 정하고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왜 이렇게 유치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내비쳤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일방적으로 발표를 하니까 토론만큼 깊이 들어가는 게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