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석유개발 독자경영…신설법인 10월 출범
SK이노베이션, 배터리‧석유개발 독자경영…신설법인 10월 출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8.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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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배터리 주식회사와 SK이엔피 주식회사로 각각 분할
9월16일 임시 주총서 승인, 지주회사 체제서 경쟁력 강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7월1일 열린 스토리데이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7월1일 열린 스토리데이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E&P(Exploration & Production, 석유개발) 사업을 독립 회사로 각각 분할하고 독자경영 체계를 구축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E&P사업에 대해 각각 분할을 의결했다.

이번 이사회 결정은 각 사업이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제고에 필요하다는 경영진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16일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오는 10월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두 사업의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게 된다.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SK배터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서비스형 배터리)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 등을 수행한다. SK이엔피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CCS(Carbon Capture & Storage, 탄소 포집‧저장) 사업을 맡는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이번 분할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사업별로 투자 유치와 사업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더욱 폭 넓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그린 중심의 성장 전략(Carbon to Green)을 가속화해 기업 가치를 집중적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며 분할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이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사업은 지난달 1일 스토리 데이에서 ‘1테라와트(TW)+α’ 규모의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글로벌 톱으로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E&P 사업 분할 전·후 조직도. [이미지=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배터리·E&P 사업 분할 전·후 조직도. [이미지=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하는 등 배터리 사업을 다방면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내년 연간 배터리사업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3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되기 시작해 2025년 이후 한 자릿수 후반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 새로운 배터리 적용 시장을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BaaS 플랫폼 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의 실행도 가속화한다.

SK이노베이션은 E&P 사업의 분할에 대해 “카본을 그린으로(Green Transformation)라는 그린 혁신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을 통해 E&P 사업이 오랜 기간 축적한 석유개발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탄소 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친환경 사업 모델로 전환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가 탄소 발생 이슈는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인 만큼 석유개발 사업을 가장 잘 아는 회사로서 석유 생산 단계서부터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석유 정제와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다시 지하 깊은 구조에 영구 저장하는 그린 사업으로 사업 모델 혁신을 통해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E&P 사업은 지난 5월 CCS 사업 관련 국책과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린 사업 분야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의 E&P 사업은 SK가 유공을 인수한 직후 우리나라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는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위해 유공에 자원기획실을 설치한 지난 1982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은 E&P 사업을 통해 현재 전 세계 10개 광구 4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두 사업의 분할이 결정되면서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Green Portfolio Designer & Developer)’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사업개발과 인수·합병(M&A) 역량을 강화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LiBS) 사업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새롭게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BMR; Battery Metal Recycle) 사업도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시켜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