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與 '자중지란' 野 '과유불급'… 대권주자들 '실언주의보'
[이슈분석] 與 '자중지란' 野 '과유불급'… 대권주자들 '실언주의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8.0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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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이낙연 이번엔 '무능' 공방… 능력 부족 스스로 입증
윤석열·최재형, 설명력 부족인가 위험한 정책인가 여론 의구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야 대권주자 사이 '실언 주의보'가 발령됐다. 원팀 협약식까지 열었던 더불어민주당에선 네거티브(음해) 공방이 되려 더 심화했고, 국민의힘 안에선 말실수로 설화를 야기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공약이행률 공방… 민주당 무능 '클라쓰' 스스로 방증

먼저 여당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당대표 간 가시 돋친 설전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이 지사 측은 광역자치단체장 재임 시절을 두고 이 지사 공약이행률이 95%에 달하는 반면 이 전 대표의 전라남도지사 시절 공약이행률은 26.3%에 그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한 사회단체 자료에 기반한 것이지만, 조사 시점이 동일하지 않아  그럼에도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무능하다는 점을 피력하기 위해 몰아붙이고 있고, 이 전 대표 측은 반박하고 있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한 타 후보들은 이 지사의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 기치를 공세 거리로 삼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1·2차 경기도 전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이미 2조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는 내용의 경기도의회 자료를 제시하면서 "경기도민 세금으로 또 빚을 내 소득 상위 12%까지 지급하겠단 것"이라며 "도민의 혈세는 이 후보의 곳간이 아니다"라고 비방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최근에는 이 지사 음주운전 전력을 도마에 올렸다. 이 지사와 스캔들(외도) 의혹 중심에 있는 배우 김부선 씨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지사가 음주운전 전과 2회 이상이라는 것에 18조원을 걸겠다"며 "한 번은 내 집에서 새벽에 대리기사를 부른 적 있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술도 다 깻는데 돈 아깝게 대리기사를 부르느냐 물었더니, 이 지사는 '한 번만 더 걸리면 면허취소다, 이미 두 번이나 걸렸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 배재정 대변인은 "이 후보의 과거 음주운전 경력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흐리고 있다"며 그의 캠프 대변인 발언까지 싸잡아 지탄했다.

앞서 이 지사 측 박진영 대변인은 이 지사를 비호하기 위해 '힘든 하루를 마치고 소주 한 잔 하고픈 유혹과 몇 만원의 대리비도 아끼고 싶은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가난이 죄라고 느낄 수 있다'고 반박했다가 뭇매를 맞고 사퇴했다. 캠프 합류 하루 만이다.

배 대변인은 "이는 이 후보의 음주운전을 두둔하기 위해 억지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나아가 "이 후보 측은 얼마 전 배포한 자료에서 이 후보의 음주운전에 대해 '2005년 농협 부정대출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긴급히 현장으로 가던 중 발생한 잘못'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후보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제출한 '전과기록증명에 관한 제출서'를 보면 음주운전 벌금 150만원을 처분받은 것은 2004년 7월 28일로 음주운전 시점이 다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배 대변인은 "전과기록 증명에는 없는 또 다른 음주운전이 있었던 것인지, 해명 자료가 거짓인지 밝히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두 후보 공방이 검증 수준을 넘어 비방전으로 전락하면서 자신들의 지지율을 정체 국면에 빠뜨릴 뿐 아니라, 자칫 문재인 정부 무능을 스스로 방증할 수도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핵심공약 원팀 퍼즐 맞추기 퍼포먼스를 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핵심공약 원팀 퍼즐 맞추기 퍼포먼스를 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캔들→지역주의→배신자… 지지율 '답보' 야기

두 후보는 지난달 초부터 진흙탕 싸움 심화를 야기했다. 지난 2일 이 지사의 지역주의 공방이 발단인데, 이 지사는 당시 고향 경상북도 안동에서 "과거 군사독재 정권이 영남과 호남을 분할해서 지배전략으로 차별했을 때 상대적으로 영남 지역이 혜택을 봤는지 모르겠으나 이제는 세상도 바뀌었고 정치 구조도 바뀌어서 영남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가 문제가 됐다.

전라남도 영광 출신 이 전 대표는 곧바로 "영남이 역차별을 받는다면 혜택인 어느 지역이 받았다는 것이며 그 근거는 무엇인지 이 지사께서 설명해주셔야 한다"며 "매우 우려스러운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두 인사 간 지역주의 공방은 지난달 23일 이 지사가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현실적으로 이기는 카드가 무엇인지 봤을 때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고 말한 게 부각되면서 재개됐다.

이 전 대표 측 배 대변인은 이 지사 발언을 '호남 불가론'이라고 비판했고, '영남 역차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이 지사 측은 "떡 주고 뺨 맞다"며 이 전 대표 공개 사과와 배 대변인 문책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 지사는 진보 심장 호남에서 지지율 하락 악재에 직면했고, 이 전 대표는 영남 확장력 입증이란 없던 숙제를 만들었다.

이 지사 측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를 향해 '민주당 적통' 공세를 퍼붓다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찬반 여부를 밝히라는 이 지사 측의 역공을 맞았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사태는 친노·친문의 역린 같은 사건이기에 이 전 대표가 찬성표를 던졌을 경우 적통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걸 노린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직접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고 진화를 시도했지만, 진위를 입증할 물증이 전무해 시원찮은 해명이란 평가다. 이 지사의 경우 지난 2007년 비노계 정동영 당시 후보 지지모임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대표를 맡았던 경력이 재조명 돼 작은 타격을 입었다.

◇설명력 부족에 여론 '물음표'… 윤석열·최재형 정치문법 우려

여권 양강 주자가 제 살을 깎아먹고 있다면 야권에선 '객식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실언 때문에 우려 대상이 됐다.

윤 전 총장은 '120시간 노동' 발언에 이어 "없는 사람에겐 부정(불량)식품을 먹게 해줘야 한다"는 말로 여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미국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말을 인용하면서 '먹어서 병에 걸려 죽는 식품이라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 식품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선택의 자유를 강조한 것이지만, 생존권·빈곤·공정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드러내고, 계급주의 성향을 갖고 있다는 의심을 불렀다.

최 전 원장은 "일하고 싶은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와 다름없다"고 평가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 기조에 '범죄'라는 표현을 썼는데, 근로자 보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재계 입장에 치우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논란에 대해선 해명하고 있지만, 철학과 국정운영 구상을 제대로 검증받지 못했다는 점과 정치 문법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오해를 살 수도 있단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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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