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일탈→盧탄핵→지역주의… 與 양강 서로 "네거티브 자제하라"
개인일탈→盧탄핵→지역주의… 與 양강 서로 "네거티브 자제하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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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 "이낙연, 불리하면 세 대통령 소환… 대단히 나빠"
이낙연 측 "이재명, 아직도 네거티브… 캠프선 확대 재생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당 지도부의 자제령 호소에도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과 이낙연 전 당대표 측의 비판 수위가 가라앉지 않을 기미다. 가족과 개인 도덕성 검증에 이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여부, 적통 논란, 지역주의 갈등까지 유발하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내 정치 수준이 퇴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이 지사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이 전 대표 표결 여부에 대해 "탄핵 과정에는 참여하고 '반대'했다는 것인데, 당시 이에 대한 의사가 없었고 17년이 지나서야 '내가 반대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전 대표가 찬성표를 던졌다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적통 후보로서 자기 정당성과 명분에 근거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결격사유가 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김 의원은 또 이 지사가 '백제 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를 통합한 적이 없었다'는 실언을 두고는 "(호남 출신) 이 전 대표가 잘 되는 게 호남과 대한민국을 위해 바람직하단 기원의 말을 일부분 떼어내 지역주의 조장으로 몰고 간다"며 "이 지사의 선의를 악의로 갚는 전형적 과정"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 측을 향해 "후보의 경쟁력을 거론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소환했다"며 "항상 정치적으로 불리하거나 자기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해 세 분의 대통령을 소환하는 건 대단히 나쁜 형태의 네거티브(음해)"라고 맹비난했다. 덧붙여 '내가 하면 검증, 남이 하면 네거티브'란 지적에 대해선 "사실 판단은 국민과 당원이 하고 있어서 현명한 후보자라면 철저하게 절제하고, 그런 가운데 정책 경쟁과 검증을 해나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지사 측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민형배 의원의 경우 "어떠한 상황에서도 묻어두어야 할 것을 제 한 몸 살겠다고 끄집어내 그 부정적 이미지(인상)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이 대표가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 전 대표 측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을 맡은 최인호 의원은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이 지사 '백제' 발언에 대해 "특정 지역에 대한 불가론의 인식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며 "앞부분엔 이 전 대표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지만, 본인 주장의 핵심은 바로 뒷부분"이라고 말했다. 지역적 확장력이 이 지사 본인에게 있단 점을 피력했단 것이다.

최 의원은 이어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이 기자 때 '이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에서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선 "기자의 해석성 기사를 놓고 모든 걸 판단하는 건 침소봉대"라며 "지금 이 전 대표 말고 반대표를 행사한 다른 의원이 있었다면 왜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정치적 양심을 걸고 수차례 밝혔음에도 거짓말로까지 몰고 가는 건 전형적 네거티브"라며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까지 소환해 네거티브 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을 모신 비서 출신으로서 상당히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지사야말로 노 전 대통령 임기 후반 상당히 정치적으로 어려웠을 때 공격하는 언행을 주도하지 않았느냐"며 "지금까지도 네거티브성 발언을 하고, 그 캠프에서 계속 확대 재생산하려고 하는 건 상당히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선 넘는 집안 싸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호평하는 원로도 나왔다. 원조 친노격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역사적 경험에 비춰보면 대판 싸우는 게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유 전 총장은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에게 만나기만 하면 (상대 캠프) 흉을 봤는데, 결국 둘 다 대통령이 됐다"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백제' 발언에 대해선 "이 지사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우리 당의 권리당원 구성을 대충 알면서 지역주의 논쟁을 끌어들이려고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 찬반 공방과 관련해선 "적통 논쟁을 지금 소환하는 것도 참 어리석은 것"이라며 "아마 노 전 대통령 같았으면 (탄핵 찬반에 대해) 다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