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 물 건너갔나…수도권 3단계 격상 코앞
거리두기 완화 물 건너갔나…수도권 3단계 격상 코앞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07.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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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확진자 급증‧델타변이 확산… 위험요인 산재
신규 확진자 700∼800명대… 일상 공간 집단감염 계속
2일 오후 10시 충남 천안시 두정동 유흥가 모습.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10시 충남 천안시 두정동 유흥가 모습.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다. 올해 토요일 확진자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7일(970명) 이후 27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은 지역 발생 확진자의 80% 이상이 몰려있는 데다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지속적인 집단감염 급증으로 ‘n차 전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은 7일까지 ‘새 거리두기 2단계’ 적용이 유예된 가운데, 이미 ‘3단계’로 기준에 부합해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43명 추가돼 누적 16만84명으로 집계됐다. 감염경로는 지역발생이 662명, 해외유입이 81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86명, 경기 227명, 인천 28명 등 수도권에서 총 541명(81.7%)이 나왔다. 비수도권은 △대전 32명 △부산 26명 △경남 14명 △강원 11명 △울산 10명 △경북 8명 △충남 7명 △세종 4명 △대구·충북·전북·제주 각 2명 △광주 1명 등 총 121명(18.3%)이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794명)보다 51명 줄어들었지만 주말·휴일 검사 건수 감소를 고려하면 확산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토요일 확진자(발표기준 일요일) 기준으로는 올해 첫 700명대이자 '3차 대유행'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12월 27일(970명) 이후 27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이로써 지난달 28일부터 최근 1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01명→595명→794명→761명→825명→794명→743명이 나왔다. 1주일간 일일 평균 약 716명꼴로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668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도권은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546명에 달했다. 이는 새 거리두기 기준으로 이미 3단계(500명 이상) 범위에 들어온 상황이다.

특히, 고령층보다 대면활동이 활발한 20~30대 감염자가 급증한 데다, 기존 보다 전파력이 강한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도 확산하고 있어 유행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또, 각종 다중이용시설과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지속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일 서울 종로 3가 일대에서 8000명 규모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집회가 열려 추가 확산의 고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집회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거리두기는 충분히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새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수도권은 당초 지난 1일부터 새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확산세를 고려해 오는 7일까지 1주일간 적용을 유예했다.

하지만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고 해외유입 증가, 델타변이 확산 등 위기요인이 산재해 새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고, 음주나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노출을 통해 유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상황을 보면서 이후 거리두기 단계나 조치를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