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와 부동산(下)] 기대·실망 교차…노선 따라 요동치는 집값
[GTX와 부동산(下)] 기대·실망 교차…노선 따라 요동치는 집값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6.3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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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추진 과정 '역 신설·축소' 소식에 상승·하락 '엇갈리는 아파트 가격'
전문가 "첫 주자 A 노선, 호재 효과 바로미터…다른 지역 움직임에 영향"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수도권 계획도. (자료=국토부)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수도권 계획도. (자료=국토부)

정부가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GTX는 부동산 시장 최대 화두다. 서울 도심과 수도권 외곽 주요 지역을 30분대로 연결하는 GTX를 따라 기대감과 실망감이 반영되면서 수도권 집값이 출렁인다. GTX 노선별 추진 현황과 계획을 살펴보고 주요 사업 단계 마다 부동산 시장은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지 분석했다. <편집자 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에 따라 지역 부동산 시장이 요동친다. 역 신설이 알려진 지역에서는 교통 호재로 인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거래가가 뛰고 있고, 노선 축소 등 부적절한 소식을 접한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나타난다. 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개통이 예정된 GTX-A 노선에 대한 실제 이용 효과가 다른 노선이 지나는 지역 부동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 '롯데캐슬 파크타운 1차' 10층 74㎡(이하 전용면적 기준)가 지난 19일 6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6월 이 아파트 17층 같은 면적이 4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2억원가량 올랐다.

이 단지 21층 74㎡는 지난달 6억4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쓴 후 한 달 만에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롯데캐슬 파크타운 1차는 GTX-A 노선 운정역을 곁에 두고 있다.

지난달부터 GTX-C 노선에 인덕원역 신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양 인덕원역 인근 거래가도 뛰었다. 인덕원역을 도보권에 둔 '평촌 e편한세상' 5층 157㎡는 지난달 31일 13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1층 같은 면적 물량이 12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올랐다. 인근 '인덕원마을 삼성아파트' 17층 84㎡는 지난달 31일 11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8층 같은 면적이 9억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2억원 넘게 올랐다.

인덕원역과 함께 GTX-C 노선 추가가 검토되고 있는 왕십리역 인근 단지 실거래가도 올랐다. 왕십리역 인근 '서울숲 한신더휴' 아파트 7층 59㎡는 지난 5일 1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7층 같은 면적 실거래가 10억7500만원보다 1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 밖에도 GTX 관련 호재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사례는 많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의 아파트 매매가 지수는 올해 1월 첫째 주 1.25% 오른 후 6주 연속 고양시 내 3개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토부는 작년 12월에 GTX-A 창릉역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걸린 GTX-D 노선 관련 현수막. (사진=서종규 기자)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걸린 GTX-D 노선 관련 현수막. (사진=서종규 기자)

GTX 관련 소식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 지역도 있다. 경기도 김포시의 경우 지난 4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따라 GTX-D(서부권급행광역급행철도) 노선에 대한 서울 강남 직결이 불발되자, 아파트값 상승 폭이 줄고 일부 단지에서는 실거래가 하락세도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철도망 구축 계획안이 공개된 후 올해 4월 넷째 주 김포 아파트값은 0.02% 올랐다. 전주 상승 폭 0.06% 대비 0.04%p 둔화된 수치다. 이어 5월 첫째 주에는 0.01%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지난 4월27일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6차' 8층 72㎡는 4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3월31일 6층 같은 면적 실거래가  6억500만원보다 1억2500만원 낮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GTX 노선 중 가장 먼저 개통이 예정된 A 노선이 다른 노선이 지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개통 후 교통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GTX는 대형 교통개발 호재인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며 "특히 노선 중 개통이 가장 빠른 GTX-A 노선에 대한 실제 교통 개선 효과가 다른 노선이 지나는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끝>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