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효심에 ‘효부비’ 건립
철원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효심에 ‘효부비’ 건립
  • 최문한 기자
  • 승인 2021.06.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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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등리 이명식 옹, 효와 가정평안에 헌신한 감사함 표현
이명식 옹(맨우측)과 며느리 이금자 씨(가운데)를 비롯한 3대가 효부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문한 기자)
이명식 옹(맨우측)과 며느리 이금자 씨(가운데)를 비롯한 3대가 효부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문한 기자)

강원 철원군 서면 자등리에서 3대가 토박이로 살아가는 이 씨 문중(전주 이씨)에서 시부모를 모시는 효심과 가정평안을 위해 자신의 젊은 세월을 바친 이댁 며느리 이금자(55세 경주 이씨) 씨를 위한 ‘효부비(孝婦碑)가 지난 20일 자택 입구에 건립·제막돼 눈길을 모았다.

이 씨의 시아버지인 이명식(88세) 옹이 손수 비용을 들여 건립된 효부비는 대한민국이 근대사를 지내면서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이날 효부비 제막식에는 이 옹의 지인들을 비롯해 마을사람들이 모여 축하해 했다.

이 씨의 효부비에는 ‘인생살이에 여러 행복이 있지만 효도를 받는 복에 비하랴,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을 뿐더러 정성을 다해 우리 내외에게 효의 도리를 다한바, 감사와 사랑의 뜻을 담아 이 비를 세워 기린다’고 석각돼 있다.

이 옹이 며느리 이 씨가 1992년 남편 이씨와 결혼해 약 30년을 시부모님을 모시며 시댁에서 가족을 위해 헌신과 정성이 가득한 지난날의 세월을 보내준 것에 대한 감사함과 사랑이 흠뻑 배인 심정을 말로다 표현 못하고 짧은 글귀로 표현한 것이다.

현재 농업을 하는 이 옹의 집안은 아들이자 이 씨의 남편인 이석현(58세) 씨는 자등리에서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손자 이성원(26세) 씨는 과수원(준성원농장)을 경영, 특히 3대가 강원대 농촌사회교육원을 전원 수료해 전문적인 농업기술을 습득하면서 지역에서 선도 농업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명식 옹은 “내가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아 우리집안의 기둥노릇을 한 며느리가 너무 헌신하고 노력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직접 효부비를 건립하게 됐다”며 “대대손손 우리집안에 발을 들일 며느리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흐뭇한 표정 뒤에 미안한 기색도 엿보였다.

이금자 씨는 “시집을 와 시부모님을 친부모라 생각하고 모신 것뿐인 데 이런 생각지도 못한 것을 기념해 줘서 지금까지의 지나온 세월에 만감이 교차하지만 저를 생각해주는 시아버님께 고마운 생각이 든다”며 “시부모님이 살아계시는 동안 며느리로써 정성을 다해 모시고 또 섬기겠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신아일보] 철원/최문한 기자

asia55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