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2인자들, 각종 사건에 줄사퇴… 곤혹 치르는 문 대통령
부처 2인자들, 각종 사건에 줄사퇴… 곤혹 치르는 문 대통령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6.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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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사의 즉각 수용
전날엔 이용구 법무부 차관 면직안 재가
고위직부터 일반직까지 각종 사건 유발
왼쪽부터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청와대)
왼쪽부터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청와대)

어느 곳보다 엄정해야 할 법무부와 군에서 '폭행'과 '성폭행' 문제가 불거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고위공직자부터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도덕성과 기강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문 대통령은 4일 부사관 성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한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사표 수리와 관련한 절차는 최대한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이 모 중사는 두 달여 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을 거뒀다.

이 참모총장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4월 14일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지만, 이 중사가 숨진 뒤에야 성추행 사건 피해자라는 보고를 받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작 공군은 이 중사 사망 사건을 국방부에 보고하면서는 성추행 피해 관련 내용은 뺀 것으로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이에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 라인 문제도 엄정하게 처리해 나가라"고 뒤늦게 직접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여론의 공분이 전방위로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까지 나서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선 고위공직자의 사표 제출 시에는 재직 중에 부정비리와 관련된 사항이 없는지 관련 기관의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먼저이고, 특히 이 건은 참모총장 본인이 조사나 수사를 받아야 될 사항도 있을지 모르는 사안이 겹쳐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 절차를 가급적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 상급자가 서욱 국방부 장관을 가리키는 것인지에 대해선 "최고 지휘 라인에는 누구도 예외일 수가 없다"며 "그 보고와 보고를 받은 이후의 조치 과정을 살펴볼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문제가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역시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부각했다.

다만 서 장관 경질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상태에서 경질까지 염두에 둔 것이냐에 대해선 답하는 시점이 적절치 않다"며 "그 과정을 다 지켜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군 조직뿐 아니라 법무부 안에선 이용구 차관이 택시기사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이 차관 면직안을 재가했다. 앞서 택시기사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차관은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앞서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땅 투기 사건으로 큰 파장이 일자 직전 LH 사장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