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정유4사, 불황 터널 지나 회복 날갯짓
되살아난 정유4사, 불황 터널 지나 회복 날갯짓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5.13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요·제품가·정제마진 개선 긍정 영향
올해 하반기 꾸준한 회복세 기대 상승
국내 정유4사 2021년 1분기 실적. [그래픽=고아라 기자]
국내 정유4사 2021년 1분기 실적. [그래픽=고아라 기자]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1분기 ‘코로나19 불황 터널’을 지났다. 정유 4사는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수년 내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 등 반등에 성공했다. 앞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꾸준한 회복세도 기대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하거나 대폭 증가했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액 9조2398억원, 영업이익 50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영업손실 1조8154억원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GS칼텍스는 1분기 매출액 4조2846억원, 영업이익 70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7365.6% 증가했다.

에쓰오일은 1분기 매출액 5조3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 1조73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5년간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1분기 매출액 4조5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 5632억원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정유 4사는 이 같은 실적 개선 이유에 대해 국제 유가 상승과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을 공통으로 꼽았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거래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2월1일 배럴당 47.59달러에서 지난 1월4일 52.49달러로 올랐다. 이후 지난 3월31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3.36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 3월8일에는 배럴당 68.3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도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제 휘발유 가격(옥탄가 92 기준)은 지난해 12월1일 배럴당 49.41달러에서 지난 1월4일 56.60달러로 오른 뒤 꾸준히 상승해 지난 3월31일 71.74달러까지 올랐다. 올해 1분기 중 휘발유 최고 가격은 지난 3월15일 기록한 배럴당 76.37달러였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회복세로 인한 수요 증가와 올해 초 미국 한파로 현지 석유 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정제마진이 대폭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미국에서 한파가 발생하면서 텍사스주 원유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제마진은 원유 1배럴을 공정에 투입했을 때 원료인 원유의 가격과 각종 수송·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이다. 관련업계에선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최저 마이너스(-) 1.9달러(2020년 3월3주)까지 하락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 없이 배럴당 최저 1.3달러(1월3주)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고 기록은 배럴당 2.8달러(2월4주)였다.

국내 정유사들은 앞으로 전망도 긍정적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이동 증가로 수요가 늘고 정제마진 개선, 제품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익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이후 정제마진은 4월1주 배럴당 1.7달러를 제외하고 꾸준히 2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4월5주에는 배럴당 3.2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도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휘발유 가격(옥탄가 92 기준)은 지난 4월13일 배럴당 69.97달러 이후 지금까지 7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5월12일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75.17달러로 3월31일 71.74달러와 비교해 3.43달러 상승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지역의 휘발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휘발유 마진도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고 미국·중국·인도의 정제설비 가동률도 정상화 직전 단계까지 도달했다”며 “하반기에는 정제마진의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