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재정비 속 움직이는 대권주자… 초선도 목소리 확대
진영 재정비 속 움직이는 대권주자… 초선도 목소리 확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11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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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세상 균등케 하는 고무래 되고 싶다” 대선 피력
대권 출마 시 이낙연 입지 위기… 이재명은 지도력 부각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 초선들 대권 역할 자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마스크를 벗어 본인 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마스크를 벗어 본인 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은 여야가 내부 재정비에 나선 가운데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들도 상황을 저울질하면서 거취를 대비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2주년을 맞은 것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쓰면서 "제 이름 정세균(丁世均)의 뜻처럼 '세상을 균등히 고르게' 하는 고무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그동안 우리 정치는 너무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옳음을 강요해왔다"며 "강퍅한 옳음은 분열과 폭력을 수반한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옳음으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낡은 이념 투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내세웠다. 일각에선 정 총리가 대권 도전을 다시금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정 총리가 본격적으로 대권가도를 달리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총리가 대선판 전면에 나오면 선호도가 약 10% 뛰어오를 공산이 크고, 이 전 위원장은 더욱 열세에 몰릴 것이란 계산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계속해서 자신이 차기 대통령 적임자임을 부각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에는 제주 4·3 추념 행사에서 "국가폭력범죄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며 지도력을 내보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과 맞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대담에서 윤 전 총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에 대해 "합쳐질 수 없다"며 "아무 관계도 없는데 안철수가 마음대로 남의 이름을 가져다 얘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다만 윤 전 총장을 후방 지원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대선주자로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김 전 위원장은 "대선에서 누굴 대통령으로 만들어봐야 별로 의미가 없더라"라며 "다 실패한 사람이 되지 않았느냐, 또 그런 짓은 안 하려고 한다"고 일축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등은 김 전 위원장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하지만 현역 사이에선 윤 전 총장 영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양상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윤 전 총장에 대해 "대선주자는 커다란 정당을 배경으로 삼지 않으면 혼자 상당 기간을 갈 수 없다"며 당내 대선 경선을 예정한 7월 전에는 입당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차기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야권 통합 단일대오에 윤 전 총장도 합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범야권이 하나의 단일 대형으로 뭉치면 선택지는 뻔하다"고 설득에 나섰다.

한편 일부 초선 의원도 목소리를 키우면서 대선 국면에서의 역할을 자처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일부 초선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재보선 대패에 대해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며 "의사결정에 치열하게 참여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고 자책했고, 나아가 "검찰개혁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전 총장 갈등으로 국민 공감대를 잃었다"고 자평했다. 친문 강경 지지층으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고 있음에도 이같이 성찰하는 것은 중도층과 청년층 민심을 확보해 입지를 다지겠단 의지로 읽힌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초선들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초선들은 최근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자중하겠단 의지를 내세웠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