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吳 언변 좋고 패션 감각 뛰어나"… 내곡동 우회 공세
오세훈 "朴, 4선 의원→장관→시장 후보까지 딸들에게 귀감"
"제가 볼 땐 왜곡 전문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신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5일 실시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마지막으로 실시한 후보자 방송 토론회는 네거티브(음해성) 공방으로 끝났다.
먼저 박 후보는 이날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고리로 오 후보를 맹비난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측량을 모르고 한 일이냐" 추궁하면서 "내곡동 땅 개발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고 의심할 만하고, 이 문제로 거짓말했기 때문에 시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진실을 밝히려면 내버려두면 된다"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오세훈이 시장 되기 전 현장에 간 것이 무슨 이해출동이냐'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의 BBK도 그냥 내버려뒀다가 13년 만에 밝혀졌다"며 "똑같은 형국을 만들려고 그러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 세트(묶음)였는데, BBK에 대해 사과했느냐"며 "거짓말은 서울을 가장 혼란스럽게 만들고,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힐난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오 후보가 과거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던 사진을 꺼내며 "이분들이 소상공인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주체"라며 "(당선되면) 이 세력과 계속 함께 하실 것인가, 집회를 허용할 것인가"라고 압박했다.
오 후보는 "당시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라고 했다"며 "광화문 광장이나 시청을 이용하는 건 시장이 관여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덧붙여 "지금 민생 문제를 토론하라고 시간을 줬는데, 반칙의 여왕"이라며 "(사진이) 어떤 관점에서 민생인가, 그것 하나 때문에 소상공인이 무너졌느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그렇다"며 또다시 내곡동 땅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그러자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이 민생과 또 어떻게 연결되느냐"며 "혹시 생태탕 때문에, 생태탕 매출과 관련이 되느냐"고 비꼬았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자체 보상 의혹 등에 방어하면서 박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꼬집었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언급하면서 "부지 마련 등 계획이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나아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동안 빚이 6조원 늘었는데, 박 후보 계산대로면 빚이 10조원 이상 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빚과 관련해선 하실 말씀이 없는 분"이라고 오 후보를 힐난하면서 "낡은 행정 사고와 생각 때문에 계산이 틀리는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박 후보는 '토지임대부 분양을 직주일체형으로 하겠다'고 내세운 공약에 대해 국민의힘이 왜곡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더이상 왜곡하지 말라, 제가 볼 땐 왜곡 전문가"라고 힐난했다.
이후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꼭 잘 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반성해야 한다"며 "공시지가 급격 상향과 임대차 3법 등 때문에 많은 분이 피눈물을 흘리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반성의 여지가 없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박 후보는 "1인 가구에 비해 공급이 쫓아가지 못한 건 (정부의) 잘못"이라면서도 "(공시지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우려는) 오 후보가 가진 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선동했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의혹을 고리로 계속 '거짓말하는 후보'라고 몰아치는 박 후보를 향해 "거짓말이라고 하면 박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라며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 (민주당이) 후보 안 내기로 하고 규정까지 바꾸지 않았는가"라고 질타했다.
이번 토론시간 동안 박 후보는 불안정한 모습을, 오 후보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 사회자가 '서로의 칭찬' 시간을 줬지만 "칭찬할 만큼 (오 후보와) 공유한 시간이 없었다"며 "겉으로 보이는 부분 등 가운데 어떤 부분을 칭찬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언변이 굉장히 좋으신 것 같다"며 "또 하나는 패션(의상) 감각이 다른 분보다 뛰어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스탠딩(서서하는) 토론을 오늘도 고집했다고 들었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박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되려 오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과 내곡동 처가 땅 측량 당시 페라가모 신발을 신고 있었다는 주장을 떠올리게 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반면 오 후보는 "집념과 열정을 바탕으로 오늘날 이렇게 돌파해 4선 국회의원과 장관까지 하고, 서울시장까지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딸들에게 정말 모범사례가 되는, 여성으로서 성공한 경력이 많은 젊은 여성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덧붙여 "끝까지 승승장구하셔서 대성하는 정치인으로서 젊은 여성에게 귀감이 돼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