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D-2] 박영선 "왜곡 전문가" vs 오세훈 "존재 자체가 거짓말"
[재보선 D-2] 박영선 "왜곡 전문가" vs 오세훈 "존재 자체가 거짓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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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전 마지막 토론회 실시… 박영선 '불안', 오세훈 '여유'
박영선 "吳 언변 좋고 패션 감각 뛰어나"… 내곡동 우회 공세
오세훈 "朴, 4선 의원→장관→시장 후보까지 딸들에게 귀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가 볼 땐 왜곡 전문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신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5일 실시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마지막으로 실시한 후보자 방송 토론회는 네거티브(음해성) 공방으로 끝났다.

먼저 박 후보는 이날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고리로 오 후보를 맹비난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측량을 모르고 한 일이냐" 추궁하면서 "내곡동 땅 개발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고 의심할 만하고, 이 문제로 거짓말했기 때문에 시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진실을 밝히려면 내버려두면 된다"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오세훈이 시장 되기 전 현장에 간 것이 무슨 이해출동이냐'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의 BBK도 그냥 내버려뒀다가 13년 만에 밝혀졌다"며 "똑같은 형국을 만들려고 그러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 세트(묶음)였는데, BBK에 대해 사과했느냐"며 "거짓말은 서울을 가장 혼란스럽게 만들고,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힐난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오 후보가 과거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던 사진을 꺼내며 "이분들이 소상공인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주체"라며 "(당선되면) 이 세력과 계속 함께 하실 것인가, 집회를 허용할 것인가"라고 압박했다.

오 후보는 "당시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라고 했다"며 "광화문 광장이나 시청을 이용하는 건 시장이 관여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덧붙여 "지금 민생 문제를 토론하라고 시간을 줬는데, 반칙의 여왕"이라며 "(사진이) 어떤 관점에서 민생인가, 그것 하나 때문에 소상공인이 무너졌느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그렇다"며 또다시 내곡동 땅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그러자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이 민생과 또 어떻게 연결되느냐"며 "혹시 생태탕 때문에, 생태탕 매출과 관련이 되느냐"고 비꼬았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자체 보상 의혹 등에 방어하면서 박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꼬집었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언급하면서 "부지 마련 등 계획이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나아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동안 빚이 6조원 늘었는데, 박 후보 계산대로면 빚이 10조원 이상 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빚과 관련해선 하실 말씀이 없는 분"이라고 오 후보를 힐난하면서 "낡은 행정 사고와 생각 때문에 계산이 틀리는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박 후보는 '토지임대부 분양을 직주일체형으로 하겠다'고 내세운 공약에 대해 국민의힘이 왜곡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더이상 왜곡하지 말라, 제가 볼 땐 왜곡 전문가"라고 힐난했다.

이후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꼭 잘 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반성해야 한다"며 "공시지가 급격 상향과 임대차 3법 등 때문에 많은 분이 피눈물을 흘리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반성의 여지가 없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박 후보는 "1인 가구에 비해 공급이 쫓아가지 못한 건 (정부의) 잘못"이라면서도 "(공시지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우려는) 오 후보가 가진 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선동했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의혹을 고리로 계속 '거짓말하는 후보'라고 몰아치는 박 후보를 향해 "거짓말이라고 하면 박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라며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 (민주당이) 후보 안 내기로 하고 규정까지 바꾸지 않았는가"라고 질타했다.

이번 토론시간 동안 박 후보는 불안정한 모습을, 오 후보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 사회자가 '서로의 칭찬' 시간을 줬지만 "칭찬할 만큼 (오 후보와) 공유한 시간이 없었다"며 "겉으로 보이는 부분 등 가운데 어떤 부분을 칭찬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언변이 굉장히 좋으신 것 같다"며 "또 하나는 패션(의상) 감각이 다른 분보다 뛰어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스탠딩(서서하는) 토론을 오늘도 고집했다고 들었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박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되려 오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과 내곡동 처가 땅 측량 당시 페라가모 신발을 신고 있었다는 주장을 떠올리게 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반면 오 후보는 "집념과 열정을 바탕으로 오늘날 이렇게 돌파해 4선 국회의원과 장관까지 하고, 서울시장까지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딸들에게 정말 모범사례가 되는, 여성으로서 성공한 경력이 많은 젊은 여성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덧붙여 "끝까지 승승장구하셔서 대성하는 정치인으로서 젊은 여성에게 귀감이 돼 달라"고 전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