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쟁' 뒤집나…바이든 결정 'D-7'
LG-SK '배터리 분쟁' 뒤집나…바이든 결정 'D-7'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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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결정 대통령 거부권 시한 일주일 앞, 후폭풍 상당
SK '배수의 진'…최근 특허침해 결정 여파도 '주목'
LG에너지솔루션 로고(위)와 SK이노베이션 로고(아래).
LG에너지솔루션 로고(위)와 SK이노베이션 로고(아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결정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일부 10년간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은 한 주 후 새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일(현지시간)까지 LG-SK 배터리 분쟁에 대한 ITC의 결정과 관련해 거부권 행사를 할 수 있다.

ITC는 지난 2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주장을 인정하는 최종 심결을 내렸다. 이와 함께 ITC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일부에 대해 10년간 미국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다만, 미국 행정부 소속의 준사법기관인 ITC의 결정은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은 60일의 검토 기간을 갖고 정책 등의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김종훈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끌어내기 위해 미국에 다녀왔다. 김준 총괄사장도 최근 미국서 막판 설득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시장 철수 가능성을 열어두며 배수의 진을 쳤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지난달 합의금을 두고 한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합의금은 SK가 1조원가량을 제시했지만 LG는 3조원+알파(α)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합의금 지급과 미국 사업 철수를 두고 득실을 따진 뒤 미국 시장 철수가 낫다고 판단해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은 공사 속도를 늦추고 협력업체에 대한 추가 공사 발주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결정한다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은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ITC가 양사 간 또 다른 분쟁에서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주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최근 이 같은 ITC의 결정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또 최근 ITC는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이 ITC에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을 취소(제재)해 달라는 LG의 요청을 기각했다.

이러한 특허침해 분쟁은 지난 2월 최종 결론이 나온 영업비밀 침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SK이노베이션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설득하는데 근거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SK이노베이션이 받은 수입 금지 조치는 무효화된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를 시도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은 ITC 결정에 대해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할 것을 관측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