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ITC 구제명령에 미국 배터리 공장 포기 시사
SK이노베이션, ITC 구제명령에 미국 배터리 공장 포기 시사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3.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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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ITC 결정에 효력 유예 청원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시한 4월11일까지…불발 시 항소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제1배터리 공장 공사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제1배터리 공장 공사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의 10년간 배터리 수입·판매를 금지하도록 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재앙적”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현지에 조성 중인 배터리 공장을 포기할 수 있단 뜻을 내비쳤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LG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사건과 관련한 미국 ITC의 구제명령(remedial orders)에 대해서 효력을 유예해달라는 청원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청원을 통해 “위원회의 이번 구제명령은 재앙적(catastrophic)”이라며 “SK는 물론 미국의 공익에도 장기적으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TC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의 핵심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구제명령으로 SK 배터리와 부품을 10년간 미국으로 수입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결정했다. ITC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받을 예정인 포드와 폭스바겐에 각각 4년, 2년의 유예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 건설 중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용 배터리 1공장(9.8GWh)과 2공장(11.7GWh)을 조성 중이다. 각각 내년 1분기, 내후년에 배터리 양산이 목표다. 투자 규모만 3조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청원에서 “위원회의 이번 구제명령은 결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포기(abandonment)로 이끌 것”이라며 “해당 프로젝트가 창출할 수천 개의 일자리와 환경적 가치가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은 ITC 결정에 대해 60일간 검토하고 공익성 등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은 현지시간 기준 4월11일까지다.

현재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의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은 최근 미국에서 체류하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위한 설득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예정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