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영토 확장…미국서 5조원 이상 투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영토 확장…미국서 5조원 이상 투자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3.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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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0GWh 추가 확보 목표…GM 합작법인 두 번째 공장 투자 검토
LG에너지솔루션 로고.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로고.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배터리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독자적으로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12일 밝혔다. GM과 합작법인도 1공장에 이어 올해 상반기 중 2공장 투자를 결정한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자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 독자적인 생산능력은 기존 미시간 공장(5GWh)과 함께 총 75GWh으로 늘어난다.

특히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파우치 배터리 외에도 최근 급성장하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분야도 신규 진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그린뉴딜 및 친환경 정책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린필드(Green Field)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린필드 프로젝트는 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 올해 상반기까지 최소 2곳 이상의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 적합성 검토와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본격적인 투자를 집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70GWh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면 직접 고용인원 4000여명과 공장 건설 기간 투입 인력 6000여명 등 1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예상한다. 미국 내 직접 고용 인원의 경우 기존 미시간 공장 1400명,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GM과 합작법인 1100명을 합치면 6500여명에 달한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협력업체 동반 진출과 현지화를 적극 추진한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R&D)부터 제품 개발·생산 외에도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에서 차별화된 안정적 공급망 체계(Supply Chain) 를 갖추는데 주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00년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연구소를 설립해 20년 이상 현지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 2012년에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쌓았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건설할 신규 공장은 모두 100% 신재생 에너지로만 운영해 진정한 그린 팩토리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미 미시간 배터리 공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신재생 에너지로만 운영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투자계획 공개를 통해 최적의 후보지 선정에 속도를 높인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공급 우려를 불식시켜 글로벌 자동차, ESS 업체들과 미국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최종결정 상세 판결문 관련 컨퍼런스 콜에서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선수주 후투자 전략을 선제적 생산능력 확장 투자로 전환해 추진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 추가 투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양사의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는 현재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1공장을 이미 건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올해 상반기 내 두 번째 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부지를 확정한다. 해당 공장은 오하이오주에 있는 1공장과 비슷한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곳에선 차세대 첨단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를 생산한다.

이번 투자는 GM의 미래 전기차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목표로 한다.

GM은 오는 2025년까지 30여개의 글로벌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이 중 20여개의 모델을 북미에서도 판매한다. 또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최대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75GWh 규모의 독자적인 생산능력과 함께 현재 건설 중인 GM과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의 1·2공장을 건설하면 총 14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투자는 미국 전기차와 ESS 시장 환경 변화 때문이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본격적으로 그린뉴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50년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그린 에너지 분야에만 4년간 2조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한다. 정부 관용차 300만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스쿨버스 50만대 구매 정책을 도입한다. 또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구매 인센티브 확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설치 등 시장 수요 견인 정책도 마련한다.

여기에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라는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자국 복귀) 정책도 운영한다. 미국산이 아닌 전기차를 미국에 판매할 경우 10%의 징벌세를 부과한다. 미국산 전기차의 필수 조건은 배터리 셀 현지 생산이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첨단 핵심 소재인 배터리, 희토류 분야의 공급망 재점검에 나서면서 핵심 소재 수입처 다변화를 목표로 동맹국 제품으로 대체와 이를 위한 다양한 제도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가속화를 서두르고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1’ 기조연설에서 “GM의 비전을 가속화하는 것은 기술의 진보로부터 시작하고 GM에는 얼티엄 플랫폼이 있다”며 “완전 전동화를 향한 미래로의 변화를 GM이 이끌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포드도 전기차로 본격 전환하고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로 빠른 전환을 위해 기존 내연기관차의 라인을 개조하거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도입하는 등 전기차의 생산 주기가 급격하게 짧아지고 있다.

더불어 최근 텍사스 지역 등의 한파 영향으로 ESS 사용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함께 유럽 완성차 업체의 미국 출시 전기차 물량을 이미 상당부분 수주했다. 미국 내 대형 프로젝트 확대를 위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025년 75GWh의 독자적인 생산능력, GM과 합작법인을 통해 140GWh 이상을 확보한 이후에도 2030년까지 시장 성장률에 따라 투자를 지속한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파트너사들과 합작법인이나 공동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공급망 구축 방안을 추진한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미국의 그린뉴딜 정책은 전기차 시장은 물론 ESS 시장의 성장을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능력을 선제 확보하고 R&D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현지화된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구축해 미국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 최고의 파트너로서 미국 그린 뉴딜정책 성공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