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판 물갈이'… 윤석열-안철수 '연대론' 솔솔
'한국 정치판 물갈이'… 윤석열-안철수 '연대론' 솔솔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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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안철수-윤석열 제3지대 동행 "기대해도 좋다"
安·尹, 진보 여당서 상처… 보수 야권 가면 이미지 실추
'서울시장+대권주자' 연대로 이재명 꺾기 나설 가능성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 될 경우 윤 전 총장과 제3지대를 형성, 한국 정치의 판도 변화를 꾀할 것이란 모형이다.

11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이 정의와 공정에 대한 가치, 그 가치에 대한 역할에 대해 통했다"며 "지금 그 부분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역시 그러한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무너짐에 한탄하고 개탄하면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라고 나선 시점"이라며 "기존 정당이 윤 전 총장의 이런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이용하고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안 대표가 가치를 함께 지키고, 그 가치가 진정성 있게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제3지대 동행 가능성에 대해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 정치권과 평론가 사이에서도 이미 안 대표와 윤 전 총장 연대론이 나오고 있다.

두 인사의 공통점은 구태 양당에서 상처 받은 과거가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지난 2011년 재·보궐 선거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했고,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때는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일화 논의 도중 자진 사퇴해 사실상 문 대통령을 도운 바 있다. 통큰 정치에도 안 대표는 당시 주축으로부터 사실상 외면 받았다.

안 대표는 이후 '개혁보수'라는 이념을 앞세우고 출범한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에서 활동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의 공고한 지지율을 뚫진 못했다.

윤 전 총장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를 이끌어 낸 핵심 인물이자 문재인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한 여권과의 정쟁에서 밀려 결국 검찰 수장직을 내려놓았다.

두 인사 모두 진보 여당에서 갈등을 빚었지만, 보수 야당으로 합류하기엔 정치적 이미지(설정)가 후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3지대를 형성할 것이란 게 정치권 중론이다.

두 인사의 연대 가능성은 안 대표가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윤 전 총장을 비례대표로 영입하려고 했다는 것이 알려져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권 원내대표에 따르면 당시 윤 전 총장은 '검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연대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을 때 가능하단 의견이다. 안 대표가 4·7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면 국민의힘 역시 자연스럽게 안 대표와 윤 전 총장 연대로 고개를 돌릴 것이란 관측이다. 차기 대통령 선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 전 총장 구도로 가야 이길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이 지사 비토(거부) 정서가 높아질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 몫한다.

이같은 시나리오는 여론조사가 방증하고 있다. 같은 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마이뉴스 의뢰, 9~10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면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후보로 출마할 때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때 모두 '찍겠다'는 응답자가 45%를 넘었다.

조사를 보면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후보일 경우 '찍겠다'는 응답은 45.3%, '찍지 않겠다'는 46.1%, '잘 모르겠다' 8.7%. 

하지만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경우 역시 '찍겠다'는 45.2%, '찍지 않겠다' 47.1%, '잘 모르겠다' 7.7%로 나타났다. 두 문항 결과가 거의 비슷하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7.4%,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