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금융·이베스트투자, CEO 직접 나서 온라인 소통 진두지휘
주식 시장이 호황을 맞은 가운데 유튜브를 활용한 증권사들의 콘텐츠 경쟁이 불붙고 있다. 증권사들이 차별화된 콘텐츠 공급에 주력하면서 구독자와 좋아요, 댓글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 회장이 유튜브 방송에 직접 출연하고,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는 직접 미디어 운영 기반을 정비하는 등 증권사 수장들도 유튜브를 통한 투자자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구독자 수 상위 10개 증권사의 총 구독자 수는 이날 기준 119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3개월 전인 작년 10월 40만명에서 3배 남짓으로 증가한 규모다.
이 중 CEO(최고경영책임자) 진두지휘 아래 유튜브 활성화를 꾀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은 기존 사내 스튜디오를 최신 방송용 스튜디오로 작년 10월 개편하고 공식 채널인 '미래에셋 스마트머니'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온라인 투자설명회인 '2021 글로벌 리서치 포럼'을 인기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와 공동 진행했다. 포럼은 동시 접속자 수 2400명, 누적 조회수 2만8000여건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깜짝 출연하며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스마트머니 구독자 수는 지난 15일 15만명에서 24일 22만7000명으로 7만명 이상 증가했는데, 이 기간 박 회장의 영상 4개가 순차적으로 업로드됐다. 이들 영상은 박 회장의 시장분석과 투자철학, 조언, 2030 세대에 대한 영상편지 등을 담고 있다. 총조회 수는 80만건이며, 좋아요 2만5000개, 댓글 수는 1700개를 각각 넘어섰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스마트머니는 개인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정보를 전문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 쉽게 전달하려 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미팅 공개는 고객동맹의 일환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김원규 대표 리더십 아래 유튜브를 비롯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미디어 운영 기틀을 정비했다. 작년 10월 오운드 미디어(자사 운영 미디어) TFT(전담조직)를 출범하고 이리온 스튜디오를 대표 채널로 운영 중이다. 채널 내 정보제공 체계는 리서치와 브로커, 크리에이터 3개로 개편했다.
이리온 리서치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윤지호 리서치센터장이 진행을 맡고, 각 산업·기업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당일 발간한 리포트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브로커에서는 염승환 부장과 이경근 대리 등이 시황 분석을 전달하며 개인 투자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크리에이터에서는 오린아 연구원과 심지현 연구원, 염동찬 연구원이 새로운 방식으로 금융·경제상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 동학개미 운동 이후 엄청난 투자자들이 증시로 유입된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 책임을 보다 강화하는 취지로 SNS 전반을 담당하는 TF팀이 출범됐다"며 "전문적인 시장정보를 이해하기 쉽고 올바르게 제공하기 위한 의도로 채널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증권사들의 순위 다툼도 치열해지고 있다. 구독자 수는 키움증권의 '투자정보 채널K'가 이날 기준 29만2000명으로 가장 많다. 삼성증권의 'Samsung PoP(삼성 팝)'은 26만4000명, 미래에셋은 22만7000명 구독자를 확보하며 상위권 다툼을 전개하고 있다.
같은 날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이리온 스튜디오'는 구독자 9만명, 하나금융투자의 '하나TV'는 구독자 8만7400명을 기록하면서 유튜브 실버 플레이 버튼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유튜브 실버 플레이 버튼은 구독자 수 10만을 달성한 채널에 수여된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증권의 '뱅키스' 6만3300명 △한화투자증권의 '한화투자증권' 4만7800명 △신한금융투자의 '월급구조대 SOS salary' 4만6700명 △KB증권 '마블TV' 3만2100명 △NH투자증권의 'NH투자증권' 2만4100명 △대신증권의 '대신 Balance View' 1만6300명 등 다수 증권사가 차별화 콘텐츠로 유튜브 대전에 참여하고 있다.
증권사 대표 채널별 누적 조회수는 △삼성증권 6127만회 △미래에셋 2628만회 △키움증권 1850만회 △대신증권 1101만회 △NH투자증권 1091만회 △이베스트투자증권 537만회 △하나금융투자 414만회 △한국투자증권 281만회 △한화투자증권 186만회 △신한금융투자 180만회 순이다.
증권사들의 유튜브 채널 운영이 최근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증권사들의 유튜브 채널 운영 시점은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다양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유튜브 하기 시작한 건 꽤 됐고, 작년 이후 개인투자자가 많이 늘면서 보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아무래도 텍스트 기반 리서치보다 시각적으로 보고 듣는 것이 가능한 유튜브가 이해하기 쉬운 측면이 있고 접근성도 좋아 관심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유튜브 경쟁이 주식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긍정적인 현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견해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진 시장 변동성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신규 투자자 유입이 컸고, 이 중에는 SNS나 유튜브 등에서 주요하게 정보를 획득하는 2030 세대도 많다"며 "증권사들도 기존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만을 활용하기보다는 트렌드에 맞게 고객들을 유지하고 유치하기 위해 익숙하고 편한 매개체인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정보가 많아지면서 묻지마 방식 투자보다는 기업에 대해 엄밀하게 들여다 보고 전문적인 투자전략을 취하려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증권사들이 단순 정보제공을 넘어 교육과 유사한 취지로 운영하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고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