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과로방지' 합의… 분류작업 전담인력 투입하고 심야배송 제한
택배기사 '과로방지' 합의… 분류작업 전담인력 투입하고 심야배송 제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1.01.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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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합의문 발표
불가피하게 택배기사가 분류작업 하게되면 상응하는 대가 지급토록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택배종사자 과로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합의문 발표식에서 이낙연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택배종사자 과로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합의문 발표식에서 이낙연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배기사 과로사의 주범으로 지목된 택배 분류작업에 전담인력이 투입되고, 택배기사의 심야배송은 밤 9시까지로 제한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1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마련한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문은 택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해 지난해 12월7일 사회적합의기구가 출범한 이후 국회와 사업자, 종사자, 소비자, 화주, 정부 등의 합의를 거쳐 마련됐다. 

합의문에는 실질적인 과로 방지대책을 위한 △택배 분류작업 명확화 △택배기사의 작업범위 및 분류전담인력의 투입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의 수수료 △택배기사의 적정 작업조건 △택배비 ·택배요금 거래구조 개선 △설 명절 성수기 특별대책 마련 △표준계약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우선 택배기사들에게 과중한 업무 부담을 지우는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에게 떠맡기지 않도록했다. 

택배사가 분류 작업 전담인력을 투입해 그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택배노동자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도록 했다.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사업장 등에 동포 외국인력(H-2)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택배 노동자의 작업시간을 주 최대 60시간·일 최대 12시간을 목표로 하고,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오후 9시 이후 심야 배송이 제한된다. 배송물량 증가 등으로 불가피할 경우에만 밤 10시까지 허용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수석부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택배종사자 과로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합의문 발표식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수석부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택배종사자 과로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합의문 발표식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토부는 근본적으로 거래구조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하고, 화주가 소비자로부터 받은 택배비가 택배 사업자에게 온전히 지급될 수 있도록 거래구조 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택배 물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설 연휴를 맞아 택배기사를 보호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를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 기간'으로 정해 택배기사 보호를 위한 일일 관리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 기간 사업자, 영업점은 심야 배송을 초래하는 과도한 배송물량이 할당되지 않도록 매일 확인하고, 일일 물량 분배, 대체 배송인력 투입 등을 통해 적정 배송물량이 유지되도록 조정한다. 

이 기간 배송이 지연될 경우, 화주는 택배 사업자, 영업점, 종사자 등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민생연석회의 수석부의장인 우원식 의원은 "이번 1차 사회적 합의는 택배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이나 과로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고 택배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대표는 "대표가 돼 처음 방문했던 민생현장이 택배사였다"며 "바로 그날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그 자리에서 진성준 의원이 사회적 대화 시작하겠노라 말했는데 3개월 남짓한 시간에 이런 결실을 이뤘다는데서 대단히 여러분에게 거듭 거듭 감사드린다"고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