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스타트업 투자 '안정 지향'…바이오·모바일 투자 급증
코로나19로 스타트업 투자 '안정 지향'…바이오·모바일 투자 급증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1.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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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코로나19 시대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단계별 투자액 추이. (출처=무협 보고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단계별 투자액 추이. (출처=무협 보고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는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시드와 초기 단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원장 최용민)이 14일 발표한 ‘코로나19 시대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에서도 지난해 3분기 누계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액은 2352억달러(약 25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하지만, 투자건수는 1만1969건으로 24.4%나 줄어들었다.

투자단계별로는 비교적 안전한 후기단계 투자가 전년 동기보다 15.9% 늘어난 1620억달러(178조원)를 기록했고, 초기단계는 12.9% 감소한 643억달러(70조6400억원), 시드단계는 21.2% 감소한 90억달러(9조9000억원)로 나타났다. 

투자 비중에선 후기단계가 68.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초기 27.3%, 시드 3.8% 순이었다. 특히, 후기단계 투자비중은 2017년 66.5%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점을 고려할 때,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확대됐다는 게 무협의 설명이다.

여기서, 스타트업 투자는 투자금액별로 300만달러(33억원) 미만을 ‘시드’, 300만달러 이상 1500만달러(165억원) 미만은 ‘초기’, 1500만달러 이상은 ‘후기’로 구분한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컸다.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춘 북미지역으로의 투자액 비중은 2020년 3분기 누계 기준 50.5%로 전년보다 3.4%포인트(p) 증가한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스타트업 생태계 신흥국에 대한 투자는 2019년 34.4%에서 2020년 3분기 33.3%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0년 1~3분기까지 한국으로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전년 동기보다 37.9% 감소한 10억달러(1조1000억원)로 나타났다. 후기단계 투자 비중은 72.9%로 전년 동기대비 19.4%p 증가했으나 초기단계 25.2%와 시드단계 1.8% 투자비중은 각각 19.9%p, 0.4%p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내용을 두고 코로나19 이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는 안정 지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분야별로는 바이오·헬스케어와 모바일, 교육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바이오·헬스케어 투자액 비중은 2019년 3위(13.3%)에서 2020년 1~3분기 1위(16.3%)로 올라섰다. 모바일 분야는 11위(3.1%)에서 4위(7.8%)로 뛰어올라 코로나19 시대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부상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개인위생과 면역에 대한 관심 증가, 온라인 교육 확산과 영화·게임 등 모바일 콘텐츠 소비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유서경 무역협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사들의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투자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신흥국으로의 전반적인 투자가 줄어들고, 특히 후기단계로 투자가 집중된만큼 정부는 우리 스타트업이 시드와 초기 투자단계에서 투자 유치가 용이한 후기 투자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자금을 투입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계는 보건 위기와 친환경 등 글로벌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